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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프롤로그?
숨쉬기조차 버겁고 눈은 쉽사리 떠지지 않는다. 온몸에 힘은 들어가지 않지만 누군가 내 팔을 잡아끌어 나는 질질 끌려가는 것만 같다. 분명 나는 알 수 없는 큰 강을 건넜던 거 같은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망자 ???, 일어나라.”
망자…?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은 정확히 내 이름이 맞았다. 숨쉬는 것도 버거워 죽겠는데 눈을 뜨고 대답까지 하라는 건 나에겐 불가능했다.
“당장 그 녀석을 깨워라!!!!”
잠시 후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 나의 팔과 내 몸은 내 몸 같지 않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지고 몇 초 후 얼굴에 물벼락이 떨어졌다.
깜짝 놀라 입을 열거나 눈을 뜨는 건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신기하게도 물벼락 하나로 두 눈이 떠지고 기침이 연신 뱉어 낸다.
“망자 ???, 고개를 들라.”
나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살짝 들어 확인한다.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든 상황에서 시야는 정확히 보일 리는 없었고 흐릿한 불빛만 일렁인다.
“???, 너는 앞으로 나의 종이 되어 딜리트 메모리로 향하고 그곳에 취직한다. 또, 그곳에 직원으로 스며들어 원장 콜린 퍼스와 딜리트 메모리에 대한 정보를 나에게 전하도록 한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지만 잠시 후 나를 다시 붙잡고는 옷을 벗겨 버린다. 그리고 상황 파악이 끝나기도 전에 엄청난 고통이 밀려온다. 자연스레 비명 소리는 입에서 분출되고 역겨운 탄 냄새가 코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절대적으로 기억하고 되새겨라. 요단강에서 널 구한 것은 염라대왕 킹. 내 말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
알 수 없는 일방적인 대화가 끝났는지 다시 어딘가로 나는 끌려가는 듯했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싶지만 오히려 이미 죽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방금 전 고통이, 방금 전 대화가 어떤 일로 만들어져 돌아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저 편안하기만 한다면야 뭐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지긋지긋한 하루와 지옥과 별 다를 게 없는 생활보다 오히려 보다 더 편안해진다면 뭐든 받아들일 준비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부활이든 환생이든 그딴 건 모르겠다.
숨도, 힘도, 모든 게 어렵고 그저 버려질 준비를 끝마친 쓰레기 봉투마냥 바닥에 끌려 어딘가로 끌려가지만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어릴적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에게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람이 죽으면 지옥으로 가기 전에 신기한 세계에서 생활한단다. 그곳에는 날아다니는 요정도 있고, 반인반마, 인간, 저승사자들이 다 함께 공존해서 살아간단다. 꿈과 감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그곳은 신기하기 그지 없지만 그중에 최고에 인기를 끄는 곳이 바로 딜리트 메모리란다. 그곳은 기억을 지워 주는 병원이지.”
“그런 게 어딨어, 할머니!”
“정말 있단다. 이 할매가 정말 봤고 말고!”
“에이… 거짓말! 어디서 봤는데?!”
“어디긴, 꿈에서 봤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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