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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에덴동산은 인류가 추구하는 이상향이었습니다. 그 녹색의 장원에는 슬픔도 아픔도 없고 오직 아담부부만이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거닐던 풍요롭고 평화로웠던 곳이었습니다. 그런 동산이 아담부부가 하나님으로부터의 범죄로 인해 추방되고 난 후 세상은 큰 홍수를 만나 그 동산의 원형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인류의 정신세계는 그 동산의 기억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 세상을 마치고 가야 할 본향이라고 마음에 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라진 동산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는 쉽지 않지만 그 흔적들은 온 세상 곳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높은 산에도 있고 바다에서도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우리와 함께 숨을 쉬고 있는 식물과 동물들 속에도 창조주는 그 증거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인간이 미처 알아채지 못할 뿐 그 증거와 흔적들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창세기, 그것은 내가 늦게까지 하나님을 영접하지 못한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한번 믿어 보려고 펼쳐든 성경의 첫 장 첫머리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하는 말이 안 되는(?) 글로 시작하고 있는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섣부른 결론을 짓고 보니 하나님을 믿는 일은 늦게까지 나와는 아주 상관이 없던 일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늦게 하나님을 만나 말씀을 묵상하는 중 이사야 40장의 말씀이 진화론으로 겹겹이 무장된 나의 가슴을 쳤습니다.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 주께서는 수효대로 만상을 이끌어 내시고 각각 그 이름을 부르시나니 그의 권세가 크고 그의 능력이 강하므로 하나도 빠짐이 없느니라.”
그때부터 나의 몸뿐만 아니라 이 세상 온 우주가 모두 그분의 신묘막측하신 섭리로 이루어졌다는 확고부동한 사실이 나의 신념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아직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허망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나를 이제 하나님은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서게 하시려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50년 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인기도 없었던 ‘지질학’이라는 학문을 익히게 하실 때부터 나는 이미 하나님이 예정하신 사람이었던 듯합니다. 땅을 보고 지구의 역사를 규명한다고 진화론을 신주처럼 받들며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 하게 하신 것은 철저한 사전연습이요 훈련이었던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 그리 대단할까마는 준비시키신 그분의 지시하심에 따라 나의 머리와 손, 그리고 모든 것을 가지고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증거하라는 지시가 나의 늘그막에 다가오는 소명처럼 느껴집니다.
학문으로써 기초만 조금 익힌 처지에 유수한 신학자나 유명한 과학자가 이루어 놓은 높디높은 탑을 허물 수 있을 정도로 석학도 아니기 때문에 도처에 논리의 허점이 두드러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부족한 점을 채우기에는 세상 과학이 너무 앞서가기에 우선 몸으로 부딪쳐 나갈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으로 서둘러 창세기와 창조과학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들은 지난 몇 년간 이곳 호주의 교민 월간지 <크리스찬리뷰>에 기고한 글들을 중심으로 모은 글들이며 학교에서는 진화론을 정론으로 인정하여야 하는 반면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믿어야 하는 혼란된 가치관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창조사역을 내가 배운 학문의 논리로 풀어 설명하여야겠다고 작정하여 쓴 글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일이라 논리의 미비와 지식의 부족이 행여 읽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만 땅을 보고서야 비로소 하늘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지극하신 섭리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글 앞뒤의 과학적 지식과 성경과의 상치여부 등 많은 부분에 애정과 끈기로 다듬어 주신 창조과학회 회장 이은일 교수님에게 그리고 늘 신앙의 기둥으로 힘이 되어주신 <크리스찬리뷰>의 편집인 김명동 목사님에게 감사하며 끝까지 책이 엮이기를 기도해 준 아내 윤영숙 권사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