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글) 이상웅
인물 상세 정보? 1989년 서울 출생
? 여의도 고등학교 졸업
? 수원대학교 졸업
상담 가능 시간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점심 시간 12 ~ 1시 제외)
주말, 공휴일은 이메일로 문의부탁드립니다
많은 청춘들이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노량진으로 온다. 그러나 나 이준형은 글쟁이가 되겠다는 다소 엉뚱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량진으로 간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지 어언 27년. 군복무 2년을 제외하더라도 2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은 분명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서도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나태해지게 될 것이다. 요즘 캥거루족이 유행하는 것도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울러 부모가 자식을 언제나 어린아이로 생각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나는 부모님이 걱정하는 그런 새끼 캥거루가 되지 않을 것이며 하루 빨리 꿈을 이루고 독립하고자 한다. 내 꿈은 돈에 연연하지 않는 대범함과 인간에 대한 진한 사랑을 지닌 글쟁이가 되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신중하고 정의롭고 자기애가 강하다. 그러나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내가 고집 세고 철이 없으며 염려불안증과 약간의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내가 ‘글쟁이’가 된다는 것을 떠벌렸을 때, 처음 날아온 친구들의 반응은 이러했다. “돈이 되는 장사도 아니고 괜한 고집으로 헛짓거리 하지 마라.” 하지만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답답한 현실과 문제에 대하여 항거하고 호소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나의 신념과 의지는 확고하기 때문에.
50:1 또는 100:1이 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봉사와 희생 그리고 사명의식 없이 그저 먹고살기 위해 공무원에 도전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 생각한다. 모름지기 공무원은 먹고사는 문제가 걱정 없는 사람이라야 부정부패 없이 소신껏 나랏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런 생각의 종착점에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을 관찰하여 한 권의 책을 쓰는 것’, 이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고귀한 사명인 것이다.
공시생들은 어떠한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일까? 칼퇴근과 잘릴 일 없는 철밥통의 안전함, 20년 이상 근무하면 받게 되는 연금, 이런 것들이 그들이 미치도록 밤을 지새우며 공부하는 이유일까? 왜 좁아터진 고시원에서 새우잠을 자고 사람들이 넘쳐나는 숨 막히는 학원에 다닥다닥 앉아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동시에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공시생들이 북적이는 노량진으로 가서 그들을 관찰하기로 다짐했다.
노량진에서 공시생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생각과 생활을 글로 남기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하는 고민도 처음에는 있었다. 그러나 공시생 문제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맹점 중의 맹점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과 누군가는 이 문제를 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정해진 합격의 기회는 바늘구멍인데 매년 공시생들은 늘어만 가는 추세이고, 대학졸업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벌써 공무원이 되겠다고 학원을 들락거리는 세태는 무엇으로 설명할까? 나 역시 청년 백수로 사는 이 시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는 심각하다고 본다.
현대는 진정으로 비정한 경쟁 사회요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상이라 하지만 무작정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마냥 지켜보는 정부와 사회가 정말로 정상적이라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결코 개인의 자유 차원에만 맡겨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시대적 우울한 단면을 우둔한 필력으로나마 역사에 남길 필요가 있다고 결심한 것이다.
프롤로그 ?7
꿈의 노량진 ?10
고시원 사람들 ?18
주경야독 ?42
고시학원 풍경 ?65
고집과 편견 ?80
방황 ?92
고정관념 ?104
반성 ?119
압류 직전의 고시원 ?135
좌절과 후회 ?148
고백 ?159
결실의 계절 ?175
은행 강도 ?191
절망에서 희망으로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