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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

도서 ‘그리움이 달빛을 품을 때’ 리국 저자 인터뷰

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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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달빛을 품을 때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6년 03월 15일
  • 시/에세이
  • 9791138855969
  • 면수
  • 판형
  • 제본
  • 128쪽
  • 152mm × 225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6년 03월 15일
  • 시/에세이
  • 9791138855969
  • 128쪽
  • 152mm × 22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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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달빛을 품을 때

스스로를 모순 가득한 경계인이라 말하며, 이별 후 찾아오는 그리움의 감정을 담백한 서정성으로 담아낸 리국 저자. 한국을 떠나 워싱턴에서 살아가며 얻은 깊은 성찰과 삶의 본성으로서의 그리움을 노래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언제부터인가 타인을 조건으로 평가하게 된 차가운 세상 속에서, 비교의 시선을 거두고 사람의 본질을 바라보고자 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삶의 흔들림 속에서 애절한 노래처럼 시를 읊조려 온 리국 저자의 《그리움이 달빛을 품을 때》 인터뷰를 지금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자님. 독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순된 인간입니다. 유목민을 꿈꾸지만 정주민에 마음이 쏠리고, 대중과 함께하는 즐거움 속에서도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이 교차하고, 배금주의를 비판하면서도 돈을 사랑하고, 의로움을 추앙하지만 때론 스스로 의를 외면하고, 미국에 살면서 한국을 그리워하지만 한국에 가면 미국이 그리워지는 모순 가득한 경계인입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살며, 중용을 추구하는 게 저의 부족한 자질과 본성을 보완하는 길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뭐 대단한 문학적 성취 욕구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문재(文才)도 부족하고 시에 대한 공부도 부족하지만, 제 가눌 길 없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이별을 경험합니다. 이별은 사랑의 존재를 더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그녀가 떠난 뒤 차오르는 그리움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조용히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거나 펜을 들어 그 다정했던 시간들을 기억하는 것밖에는요. 또 아름다운 인연을 지켜내지 못한 제 못남에 대한 한탄이기도 합니다.

집필 당시 어떤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타인을 위한 시라기보다 저를 위한 시입니다. 내 삶이 흔들리고 막막할 때 노래 대신에 시를 불러본 것입니다. 애절하고 다정하고, 그리움에 찬 노래처럼 시를 읊은 것이지요. 온 마음을 다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품는 시간이야말로 고귀한 것입니다. 진심을 다한 시간들은 일평생 꺼내 읽어보고 또 읽어보는 인생 편지나 마찬가지입니다. 제 시들이 그리움을 주체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작은 공감과 위안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고 중 가장 고심해서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지난 시절 우리는 열린사회를 꿈꾸었습니다. 세상은 지금 개방적이고 민주적이고 확장적인 사회로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의 빗장은 굳게 닫히고 있습니다. 점점 이기적이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만의 소리만 내고 있습니다. ‘열린 고립’이란 이름의 섬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습니다. 4화 세상 이야기는 바로 그런 나와 우리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입니다. 함께 사는 세상, 나 혼자 빛나는 나무보다 더불어 사는 숲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시로 써본 것입니다.

소백산 자락에서의 유년 시절과 워싱턴에서의 삶이 시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는 골목이며 산이고 시내와 들리었습니다. 경찰서에서 12시에 울리는 오정 사이렌이 읍내 시계를 대신했고, 서울은 아득히 먼 동경의 문명지였습니다. 모두 가난했지만 이웃은 서로 품앗이 일을 해주고 밥도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선 라일락 향기가 진동했고, 교실 창밖에선 아카시아 꽃향기가 청춘을 흔들어댔습니다. 내가 가진 서정성, 문학성이 있다면 대부분 생래적인 것일 테지만 그 소읍의 자연과 환경도 흐뭇하게 배어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을 떠나 워싱턴에 와 살면서 생각의 변화가 제법 있었습니다. 조국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되고, 내 안에서 커온 편견과 편협함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물이 갖는 빛과 어두움을 함께 보아야 온전히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빛도 어두움도 모두 하나이며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제 시에 녹아 있습니다.

기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감성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와 시인은 서로 다른 근육을 써서 세상과 소통합니다. 기자는 사건을 취재하고 인터뷰하고 정보를 취합해 그날의 세상을 보여줍니다. 시인은 경험과 비유, 상상을 통해 짧은 서사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글이라는 도구를 통한다는 점에서 그 숨결은 닮아 있습니다. 그 글이 삶과 세상에 대한 표현이자 기록인 점도 비슷합니다. 짧고 리듬감 살린 글쓰기, 표면과 현상 뒤에 감춰진 본질 찾아내기, 편견과 선입관 버리기, 다각적으로 인간과 세상 바라보기. 그것은 제 시의 긴장과 균형을 조율하는 데 힘이 되었고, 저의 시적 감수성은 기사의 건조함을 보완하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거나,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리움의 바다에서 노를 저어 섬으로 향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움의 대상은 부재하지만 가장 뜨거운 자기 존재이며 노를 젓게 하는 동력입니다. 그리움은 삶의 본성입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책장을 덮으며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게 되기를 기대하시나요?

우린 이별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별은 상실이지만, 결핍과 끝은 아닙니다. 내 안에 소중한 존재가 머물렀다는 그 따스한 기억은 생의 에너지가 되고, 그리움이 됩니다. 이별의 아픔에 파묻히지 않고 그리움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책 이후에 새로 준비 중인 집필 주제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시와 문학에 전념할 마음의 준비나 제대로 된 공부가 되어 있지 않기에 특별한 집필 계획은 없습니다. 어떤 계기가 오면 그때 다시 집중해서 펜을 들 수 있겠지요.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 사람이 가진 학력, 지위, 돈, 외모 등으로 평가하고 대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나도 그렇습니다. 나보다 덜 가졌다고 해서 타인을 가벼이 여기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도 누군가의 잣대 아래 놓이게 만드는 굴레가 됩니다. 비교의 시선을 거두고 사람의 가치를 먼저 바라보는 인간과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자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들려주세요.

사실 글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실을 위주로 한 직업적 펜을 드는 것은 생업이고 그것의 한 방편입니다. 그보다 더 큰 이유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문학적인 글을 쓴다는 건 좋아하는 취미에 가깝습니다. 산에 가고 여행을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저 좋아서 하는 거지요. 대단한 철학적, 심미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리국 저자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대단한 철학적 이유를 대기보다, 그저 좋아서 하는 취미와 같다고 덤덤하게 고백합니다. 이별의 아픔에 파묻히기보다 소중한 존재가 내 안에 머물렀던 따스한 기억을 생의 에너지로 삼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시집이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공감과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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