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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유년기의 회상〉을 시작으로 총 47편의 산문을 읽었을 때 받은 느낌은 한 인간으로서, 농부로서,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그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확신이었다. 솔직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지난 세월을 오롯이 담아낸 그의 작품은 거짓과 위선을 떨쳐 버리고 오직 하나의 진실에 다가가는 듯하다. 특히 귀촌 후, 사회비판과 참여에 몰두한 그의 삶과 문학에 별안간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 생각나는 건, 이 글이 담고 있는 주제의식과 그가 품고 있는 지리산이 맞물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욱 작가의 이 수필집을 두루 권하고 싶어진다.
- 소설가 이인규
오래전 잡지인 〈샘터〉가 생각난다. 그 시절 독서에 대한 갈증을 풀어 줄 수 있었던 책, 단행본이었던 〈샘터〉를 부지런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교과서에 나오는 수필들을 읽으면서 금아 피천득 선생 같은 수필 한 편 쓰는 수필가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산청 어느 산골짜기로 이사를 와서 텃밭농사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오직 글쓰기에 마음을 다하며 농사가 전업인 자급자족 농부이다.
아침이면 가까운 산에 올라 밝아오는 하늘을 보고, 낮에는 밭에서 야채를 가꾸기도 하고, 화단에 피는 꽃을 보기도 하며, 뜰의 조경과 원림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나의 일과(日課)이니 무얼 더 바라며 사는 것이 남은 생의 보람이고 멋이겠는가?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건강과 먹고 싶은 것 가꾸어 세끼 밥상 차려 먹는 일이 일상의 행복임을 알기에, 이 삶에 모든 정성을 다하여 사는 일이 오직 일일 뿐이다.
어쩌다 벗이라도 만나면 막걸리 한잔 나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게 되면 감동하여 글을 쓰는 일이 나의 일상이 된 지 십 년이 되었다.
글을 정리하면서 문득 중학교 시절 국어선생님이 소개한 책 《내 인생 내 지게 지고》가 떠올라 책 이름으로 지었다.
혹 내 글이 독자의 삶에 나침반이라도 된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하는 기대도 해 본다. 이 책을 읽는 미래의 독자에게 감사를 올리면서.
- 서문에서 발췌
목차
서문 … 4
1. 유년기의 회상 … 9
2. 나의 아버지 … 12
3. 새끼 돼지와 우리들 … 16
4. 삶의 기쁨 … 19
5. 혼자 달리기 예찬 … 21
6. 탱자나무의 추억 … 24
7. 목서木犀에 대한 추억 … 26
8. 내 친구 공병효 … 30
9. 재수생 내 동생 … 33
10. 정신병동 감금 체험기 … 39
11. 꿈에서 깬 내 이야기 … 46
12. 그날 모은사라는 절에 갔었다 … 50
13. 찔레꽃 … 55
14. 나의 어머니 … 58
15.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 64
16. 유월이면 피는 들꽃 … 67
17. 인간은 왜 사는가? … 70
18. 나의 아버지 2 … 74
19. 인진쑥 이야기 … 80
20. 목화와 외할머니 … 84
21. 내 인생의 화두話頭 문학과 산과 사랑 … 89
22. 토종벌 이야기 … 94
23. 희영이 … 99
24. 가을의 꽃 국화 … 103
25. 만추晩秋의 새벽에 군가를 부르며 … 107
26. 도올의 《여자란 무엇인가》를 읽고 … 112
27. 만월滿月 1 - 내 작은 방에서 본 만월 … 116
28. 만월滿月 2 - 사남 들에 뜬 만월 … 121
29. 만월滿月 3 - 지지 않는 만월 … 126
30. 할머니랑 브루스를 당겨 보니 … 129
31. 그리운 선생님 … 133
32. 갈구지를 아시나요? … 137
33. 백치 아다다 … 144
34. 황사 … 148
35. 영화 〈집으로…〉 … 151
36. 통일호 완행열차 … 154
37. 노래방 유감 … 161
38.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를 보고 … 164
39. 추억, 경주 … 166
40. 갈치에 대한 기억들 … 169
41. 몽마르트 언덕 가는 길 … 173
42. 봄날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 178
43. 아무래도 나는 각설이 … 183
44. 열정과 냉정 사이 열정을 택한 그대 … 186
45. 비곗덩어리 … 195
46. 귀촌한 나에게 농사란 … 201
47. 나에게 산청 평화의 소녀상은 … 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