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화극 <파랑새 L'Oiseau Bleu>의 주인공 틸틸과 마틸 남매처럼 직장 생활에서 파랑새를 찾고 있었다. ‘내가 꿈꾸는 곳은 이곳이 아니야’라며,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 차례 이직을 했다. 이렇게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직하는 것을 ‘파랑새 증후군’이라 한다.
몇 차례 직장을 옮기는 동안 계속해서 파랑새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설렘과 기대가 컸던 첫 직장, 신입사원 교육 후 공장 총무팀에 배치를 받았다. 첫 업무는 공장 전체 우편물을 담당하는 일이었다. 회사로 배달되는 우편물을 각 팀 우편함에 분류해서 넣고, 각 팀에서 회사 밖으로 보내는 우편물을 모아 한 번에 발송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각 팀의 우편함 위치와 인원 정보에 익숙하지 않아 분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 렸다. 경리팀에 온 우편물을 인사팀 우편함에 넣었다가 다시 경리팀으로 옮기는 실수를 몇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의 이름과 우편물 취급에 점점 익숙해져 갔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각 팀의 우편함 위치와 이름을 기억하게 되고 분류 속도가 빨라졌다. 우편물 취급 업무가 익숙해지면서 하루하루의 시간이 빨리 지나는 것은 물론, 첫 직장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일이 익숙해질수록 흥미는 점점 떨어져 갔다. 처음 힘들던 일이 익숙해지고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자 업무가 지루해지면서 급기야 회의감이 밀려왔다.
‘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닌데!’
회의감이 커지던 어느 날 모두가 퇴근한 텅 빈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소리가 들렸다. ‘이건 아니다. 그만두자!’ 다 쓴 사직서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 과장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첫 직장의 마지막 퇴근을 했다.
그렇게 첫 직장을 그만둔 후,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을 다니다 그만둘 때도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고도 세 번 더, 여섯 번 직장을 옮긴 후에야 더 이상 반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을 찾아야 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야 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그들의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인정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자서전, 영상 자료, 신문 기사 등을 찾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보다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그 무렵 나의 일기에는 “기분 좋다”, “뿌듯하다”, “행복하다”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캐디로 출발해 캐디 교육의 일인자가 된 세듀골프서비스 김영미 소장은 행복하다고 했다. 김 소장만이 아니다.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체인 호텔의 총주방장이 된 박효남 셰프도 비슷하게 말했다.
요리란, 저는 모든 사람들한테 행복을 줄 수 있는 전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과 삶을 행복과 연결해서 말했다. 파랑새 증후군을 앓고 있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어떤 방법이 있는 것일까?’ 실마리를 찾기 위해 그들이 말하는 비법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너무나 닮아 있는 것이었다. 직업, 성별, 나이 등이 모두 다른 그들이지만 삶의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꿈, 뚜렷한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지니고, 이루기 위해 집중해서 철저하게 실행하였다. 달성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떠한 어려움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능성을 찾아 극복하면서, 필요할 때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은 흔쾌히 나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를 계발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모두 셀프리더였다, 자기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체중 감량 2달 8kg, 책 읽기 1년 100권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했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한 걸음만 더 나아가자, 한 걸음만 더!’라고 되뇌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두 달 정도 실천하자 몸무게가 7kg 줄었고, 읽은 책의 목록이 쌓였다.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하며 더욱 힘이 났고, 실천을 지속하면서 점점 더 큰 변화들이 일어났다.
의미가 큰 변화 중 하나는 정리했던 자료와 실천 내용을 토대로 셀프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운 좋게도 개발한 프로그램을 강의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그리고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좋은 반응도 보여주었다.
이번 강의 중 목표 설정 및 실천에 관한 양식이 제게 꼭 필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 같아 부탁드립니다.
강의 너무 인상적이었고 많은 각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양식 부탁드립니다.
정말로 매일매일 꼼꼼히 자기 관리를 잘하시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양식을 좀 받고 싶어서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의욕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동안 정리하고 실천했던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쁘면서도 힘이 났다. 그러면서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파랑새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늦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늘 이상향을 꿈꾸며 현재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파랑새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파랑새를 찾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상향을 꿈꾸며 파랑새를 찾고 있다면, 나처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라며 이 책이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