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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는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행하는 행위를 통해
과거를 바꿔 갈 수 있고, 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1950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날, 충정로 적산가옥 1층 한 방에서 이명섭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20세기 초, 그 격동의 시대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하와이의 농장, 미국 본토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도전과, 록키산맥 아래 덴버의 애국동지대표회의, 그리고 네브라스카 대학과 한인소년병학교에서 품었던 젊은 날의 희생과 헌신, 한인농업주식회사 개척사업과 성취, 미네소타 대학에서의 지적 탐험과 유타 빙햄의 험한 산악지대 광산에서의 모험과 성숙… 그리고 당시대 동서 모든 열강의 이해가 첨예하게 뒤섞이고 대립했던 중국 상해와… 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세상에 뛰어들어 거친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명섭은 모험가답게 포성과 총성이 울리는 전쟁의 와중에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했다.
아들은 전쟁터에 나가 있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늘 그리워하며 사랑했던 아내와 두 딸들이 그의 임종을 지켰다. 아내 최애래는 이제 막 세상을 떠난 남편 이명섭의 눈을 감기우고 그 몸 위에 손을 얹었고, 무슨 뜻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딸 동혜에게도 손을 얹으라고 했다. 동혜는 아버지의 시신 위에 놓인 어머니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조심스럽게 포개어 올려놓았다. 이때의 일은 90세가 넘은 이후에도 동혜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었다.
- 본문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11
제1장 형과 동생
서학 집안의 대한제국 참령 이지영과 그의 아들들… 24
함흥의 민족계 북선상업은행 지배인이 된 그의 형 이명우… 26
잡지 [개벽]의 ‘관상자’가 남긴 이명우에 대한 관상평… 29
여성의 지위 향상 vs 며느리의 악몽… 37
함흥 저택의 추억… 40
조카 이동제, 조선청년독립단의 2차 독립선언을 주도하다… 42
제2장 미지의 세상을 향하여
러일전쟁을 지켜보며… 54
고향을 떠나던 날의 스케치… 55
그들이 떠난 이유 … 58
미국 땅으로 가는 길: 시베리아의 육로 vs 바닷길의 이민선… 60
하와이 호놀룰루 입항 기록 속의 ‘Ye, Myeng Surp’… 65
제3장 북미대한인애국동지대표회와 ‘미국 내 한인들의 항일전투훈련계획’
공화제의 공립협회 vs 입헌군주제의 대동보국회… 72
박용만과 북미대한인애국동지대표회… 79
재미 한국인들의 통합을 위한 제안… 82
‘이들은 미국 내 한인들의 항일전투훈련을 계획하고 있는가?’… 88
일본 영사관 한인 밀정의 보고서… 106
일본 외무성 정보라인의 기밀 보고서… 111
제4장 문명과 지식과 훈련: 네브라스카 한인소년병학교
대동보국회 샌프란시스코 대표, 네브라스카의 ‘중학생’이 되다… 124
네브라스카 한인소년병학교의 창설과 짧은 역사… 127
상무주의(尙武主義)와 무력항쟁독립운동노선… 135
한인소년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다… 142
상무정신과 실용주의… 146
네브라스카 지역 한인 학생회의 활동… 148
재미 대한인유학생동맹과 [대한인북미 유학생영문보]의 발행… 152
한인소년병학교를 실질적으로 관할한 링컨 지역 한인학생회 - 이누이(K. S. Inui)의 보고서… 155
한인소년병학교의 폐교… 158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다: 흩어진 한인
소년병학교 생도와 교관들… 169
소년병학교 출신들에게 내재되어 있던 기독교정신과
문화의 영향… 171
기업형 영농의 선구자들: 네브라스카 한인농업주식회사 … 175
제5장 타국에서의 전쟁, 또 하나의 갈림길
‘스페인 전쟁’에 나갔었다고?… 184
이관수와 ‘판쵸 비야 원정’(the Pancho Villa Expedition)… 185
미주 한인들의 제1차 세계대전 징병과 참전… 194
미네소타 대학 약학과의 ‘수프 리’… 200
제6장 태산을 넘어 험곡으로: 유타 빙햄의 구리 광산에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1921년의 기록… 206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 후보자 선거에서 얻은 4표의 의미… 218
유타의 산골짜기 구리 광산촌 빙햄으로 들어가다… 221
1903년 이전의 미국 철도건설현장과 광산에 존재했던 한인들… 224
‘에덴의 동쪽’에서 일어났던 일들… 226
유럽계 백인 노동자들은 동아시아계 노동자들을 증오했다… 231
‘팀숄’: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235
20세기 초 미 본토 한인사회 리더십과 숙박시설 운영 및
일자리 알선 … 241
미국 광산의 한인 ‘캠프 보스’… 246
‘롱쌉에 돈 벌 수 있소!’: 1920년대 빙햄 구리 광산 캠프의 풍경화… 250
1924년의 캐슬 게이트 광산폭발사고… 273
1925년 [신한민보] 주필 백일규의 빙햄 광산촌 이명섭 캠프 탐방기록… 276
백일규의 스프링 캐년 탄광 캠프 방문: 찬사와는 달랐던 현실… 299
도산 안창호의 빙햄 캠프 방문과 노동자들의 선행… 309
미국으로 유학 온 조카 이동제를 만나다… 311
잊을 수 없는 1926년의 기억: 눈사태와 빙햄 캠프 내
동포 살인 사건… 313
1927년 여름에 류인발의 미국 입국을 도운 일… 319
류인발의 매우 특이한 이력… 322
조카 이동제의 미국 유학 생활… 327
제7장 ‘우리 사회에 많은 공헌이 있는 이명섭 씨’의 귀국과 결혼
이명섭의 빙햄 캠프를 매입한 제이슨 리에 관하여… 334
친우 백일규의 집에서 가진 작별의 시간… 338
고향 함흥에서 … 340
미국 유학파 지식인 사업가와 일본 유학파 신여성 선생의 결혼… 343
커리어 우먼 아내의 직장 생활을 존중했던(해야 했던) 신식 남편 … 346
제8장 항일독립운동의 본거지 상해의 프랑스 조계로 뛰어들다
상해 공평사(公平社)의 한인 사업가들… 352
프랑스 조계의 금 은 교역 및 과물상… 358
상해의 한인 아나키스트들에게 ‘략’을 당하다… 362
박기성의 자서전 『나와 조국』에서 알게 된 뜻밖의 사실들 … 368
넓고도 좁은 세상: 미래와 과거는 이렇게도 엮여 있다… 371
하비로 1014롱 26호의 약종상 영생방… 373
전에 미국 입국을 도왔던 류인발의 이상한 행적과 죽음… 376
국내 방문과 가족들의 생계… 385
‘나라도 없어지고, 남편도 없으니 기도만 한 거지 뭐’ - 쿠퍼 선교사와의 친분… 390
조카 이동제의 귀국과 이후 행적… 393
제9장 해방 후 서울(경성)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위해 모두를 서울로 부르다… 400
‘나는 임시정부의 군자금 담당이었다’… 402
해방 후의 날들… 404
아내 최애래의 구국기도단… 408
최애래와 기독교 조선감리회 여선교회… 412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치하에서의 이동제… 420
제10장 이 땅의 수고가 끝날 때에…
조카 이동제의 적산가옥 ‘큰 집’에서 … 426
6.25 전쟁 중 적산가옥 ‘큰 집’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 428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빛 가운데로 들어가다… 433
제11장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
아들 이동철의 6.25 참전기… 438
전쟁은 끝이 나고…… 442
에필로그… 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