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글) 이정희
인물 상세 정보1963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음
상담 가능 시간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점심 시간 12 ~ 1시 제외)
주말, 공휴일은 이메일로 문의부탁드립니다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 몸부림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한 개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중에서
불안하고 혼란했던 고뇌의 시기는 지나갔다. 그러나 알을 깨고도 평생 나를 감싸고 있는 허물을 벗기지 못하고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버둥거렸나보다. 이제 와서 나는 그 질기고 불편한 막을 찢고 날아오르기를 시도한다.
- 4. 22. -
1월에 신부님께 상담신청을 했는데 4월인데도 연락이 없다. 상담을 결심하기까지도 상당한 기간이 걸렸고,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기도 했다. 사실 나는 자존감이 높고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빠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문제를 안고 산 27년의 세월은 나를 의기소침하게 하고 숨어들게 했다가, 부딪치고 불안정하게도 하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게 했다. 세월은 아주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회복되게 해왔고, 이대로 묻어두고 산들 더 나빠질 것은 없다. 그러나 막상 결심하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는데 거절된 기분은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쳐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어떻게 해서든 상담하고 치료받아야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처음 심리상담전문 신부님이 우리 본당에 오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쩌면 내게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해 보이는 잘생긴 40대 중후반의 신부님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무뚝뚝해 보이지 않았고, 냉정하면서도 그냥 훅 던지는 한마디가 어울리지 않게 재미있었다. 신부님의 강론은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내어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자극한다. 신부님이 우리 본당에 오신지도 3년에 가깝고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신부님과 상담을 했으며 또 대기 중에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회는 2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저녁 8시가 지날 즈음 나는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신부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말문을 막아버렸다.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이렇게 눈물이 많으니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다. 생각하면 5년 안팎으로 집안에 여러 대소사가 있을 것이고, 그때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근심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는 또 다른 증세를 낳았다. 몇 년 전 신경정신과의 문을 두드렸을 때는 사회공포증이라는 진단으로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그건 예민해진 마음을 무감각 하게 하고 가슴 두근거림도 완화시켜주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었다. 신부님은 전화로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듯하니 지금이라도 성당에 오면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하셨다. 이렇게 나는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차적인 시도에 발을 내디뎠다.
신부님은 최면요법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꿈을 분석함으로써 문제를 마주한 내 심리상태를 읽어 보려하시는 것 같다.
나는 꿈을 기록하기 위해 노란색 표지의 예쁜 공책을 샀다.
손 글씨를 자주 안 쓰니 글씨가 엉망이다.
6 Prologue
9 어제 오늘 그리고... 꿈의 이해
33 묻힌 기억의 실타래
6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95 마음의 겨울을 지나갈 때
129 치유
173 소울메이트
215 극복
239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