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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녁 무렵부터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2년 11월 25일
- 시/에세이
- 9791138814324
- 면수
- 판형
- 제본
- 136쪽
- 138mm×200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2년 11월 25일
- 시/에세이
- 9791138814324
- 136쪽
- 138mm×200mm
- 무선
1. 《그 저녁 무렵부터》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지금껏 세상이라는 링 위에 싸움꾼으로 살아온 내 인생에 위로가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위로의 방법으로 문학을 선택했습니다. 문학이 제 삶을 위로될 수 있는 이유는 고통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이기 때문입니다. 고통받는 사람만이 고통의 소리를 진실하게 들을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링 위에서 내려왔을 때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늦지 않았습니다. 내 안에서 방황하는 나를 찾아나서는 일로 조화롭고 걸림 없는 삶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 해 답을 《한국일보》 미주본사 문예 공모전에 당선으로 찾았습니다. 내가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 나는 내가 아니었습니다. 인생은 하나입니다. 그 인생을 내버려두면 불행이 되고, 똑바로 보면 행복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나를 똑바로 보고 싶습니다.
2. 시를 보면 전체적으로 외로움, 고독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요.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요? 살다 보면 가끔 고독하다거나 고독이 밀려왔다는 표현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독은 만들어지거나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을 뿐, 고독하지 않다는 착각의 시간들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가로등 불빛 아래 길게 끌리는 그림자가 한없이 부끄럽다는 생각이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그 그림자마저 사라져가는 내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생각과 윤리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해도 그림자가 없는 삶은 불행한 삶입니다. 그림자를 잡기 위해 수없이 일탈을 꿈꾸었지만 꿈꿀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내달리고 싶을 때마다 복잡하고 불편한 일들이 나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때마다 아파지고 싶었고 외롭고 슬퍼지는 일이 제일 쉬웠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그림자를 잡기 위해서 외로움의 중심에 서고 싶었습니다.
3. ‘그 저녁 무렵부터’라는 제목처럼 저녁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많이 등장합니다. 저자님이 생각하는 ‘저녁’이라는 시간의 특수성은 무엇인가요?
하루 중 저녁 시간은 항상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녁은 하루의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 받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제가 서있는 지금의 위치를 인생으로 치면 해 질 녘쯤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해가 서산에 기우는 저녁 시간이 되면 노을이 아름답게 물듭니다. 노을은 대기권에 먼지의 입자가 많을수록 반사체의 역할을 해서 더욱 아름다운 붉은 색채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저의 인생에 수고와 애쓴 흔적들은 노을의 반사체이고 싶습니다. 비록 덧없고 부족하고 슬프고 외롭고 아픔투성이의 인생이라고 할지라도 저녁에 맞이하는 아름다운 노을처럼 내 인생의 저녁을 붉게 물들이고 싶습니다.
4. 현재 해외에서 거주 중인데, 저자님께서도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실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어느 때 외로움을 느끼시나요?
그리고 그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신지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미 동부 메릴랜드의 시골마을 입니다. 늦은 나이의 이민생활은 언어가 잘리고, 시선이 닫힌 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외로움과의 대화뿐이었습니다. 물속에 살고 있으면서 정작 물이 무엇인지 모르는 물고기처럼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면서 삶이 무엇인지, 인간 속에 살고 있으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것은 마음에 미혹함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일 앞에서는 모면할 궁리부터 하였고, 선택의 기로에서는 우유부단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며 마음이 바깥으로만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고 다행히 친구는 언제나 내가 외로울 때 내 곁에서 나를 지켜 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더 외로워지려고 노력했고 더 많이 아파지려고 애썼습니다. 어쩌면 외로움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이었습니다.
5.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 말씀해 주십시오.
‘나비효과’를 생각했습니다. 어쭙잖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내 친구들에게 내 언어가, 내 생각이 그들의 마음에 혼란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부족한 시집이 만들어지기까지 애쓰고 힘써준 좋은땅 식구들의 감사와 노고에 비해, 글의 낭비와 함께 종이의 낭비는 자연환경의 파괴와 함께 지구상 어느 곳에서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나무에 대해 미안한 생각입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부족한대로 모자란 대로 살겠습니다. 부족하고 모자람은 어쩌면 순수함이라는 표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해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는 걸 거부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을 쓸 수 있고 자유할 수 있다면 더 많이 외롭고, 더 많이 아프고 싶습니다. 부질없는 욕심은 바보 같은 일인 줄 알면서도 시 산문집과, 단편소설집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교정, 디자인 담당자님 다시 귀찮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