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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필요한 ‘친구’라는 존재 │ 출처: unsplash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누군가와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것이 깊든 얇든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이다. 얽히고설킨 관계로 인해 웃을 때도 있고 울 때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슬퍼질 것을 대비해 가능한 얇은 관계를 유지하는 자기방어를 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누군가와는 깊은 관계를 맺고 싶고 나의 것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 본성이 아닐까.
김윤미 작가의 《연보랏빛 고운 꽃이 피었습니다》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해 준다. 그중 〈가련한 선희 씨의 사소한 소망〉의 ‘선희’와 ‘미란’의 관계에 주목해 보고 싶다.
‘선희’에게는 ‘미란’이라는 유일한 친구가 있다. 미란은 라디오 디제이이며 선희는 그 방송의 열혈 청취자였다. 그 라디오 방송에 넣은 사연이 당첨된 것을 계기로 번호도 교환하고 식사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선희는 미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남편 생일에 일손이 부족해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선희는 미란이 자신을 친구로 인정해 주는 것이 너무 기뻤다.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데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다니!’ 선희는 부랴부랴 선물을 준비하고 일할 때 입을 옷과 손님 올 때 입을 옷을 챙겨 미란의 집으로 갔다. 선희는 미란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기계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 선희는 미란 집의 손님방에서 잠들며 지금 누리는 호사가 힘들기는커녕 너무 감사했다.
다음 날, 손님들이 오는 날이다. 아침 식사 후 미란은 선희에게 너무 수고했다며 이제 가 보라고 수고비를 쥐여 주었다. 선희는 크게 놀랐고 실망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미란을 하나밖에 없는 친구로 생각한 선희지만 미란에게 선희는 한 명의 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인생의 알맹이가 없어져 버린 선희는 그대로 망부석 같은 나무가 되어 버린다.
▲ 목적을 잃은 인생은 건조해질 수 있다. │ 출처: unsplash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 선희에게 인생의 목적은 미란이었다. 그런데 미란에게 선희는 선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얕은 존재였기에 선희의 인생은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선희와 미란의 일을 통해 현실의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관계를 맺을 때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하겠지만 내가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않아야 하고 기대하지 않으려면 어떤 것에도 감정을 두지 않아야 한다 했던가. 내가 좋아서 베푼 선의에 상대방의 호의를 기대하는 것은 타당한 것일까. 선희가 인생의 목적을 ‘미란’ 그 자체에 두기보다 ‘미란의 행복’에 두었다면 다른 결말을 맞았을 것이다.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이 책의 출판사 서평은 다음과 같다.
▲ 연보랏빛 고운 꽃이 피었습니다
이 책은 김윤미 작가의 두 번째 창작집이다. 〈가련한 선희 씨의 사소한 소망〉을 비롯한 5편의 중편 소설과 2편의 단편 소설 그리고 9편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김윤미 작가는 자기 내면의 고통과 육체의 질병을 이 책을 쓰면서, 서서히 극복했다고 하였다. 그만큼 그녀의 모든 것을 이 책에 쏟아부었다고 할 것이다. 오죽하면, “글을 쓰는 일은 나의 영혼을 글 속에 갈아 넣는 작업”이라고 하였을까?
그중 〈선희 씨의 사소한 소망〉 소설의 주인공인 선희는 작가가 가장 사랑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주인공, 선희 씨는 이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게다가 그녀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그녀는 아마도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자, 친구였던 사람에게서조차 외면당하자, 선희 씨는 이제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조차 없어지는데, 작가는 결국엔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참혹한 죽음을 그녀에게 준비해 두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죽음이기에 그 죽음을 처음 글로 접했을 때는 이것이 실제 상황인지, 선희 씨의 생각 속에서 일어난 것인지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작가의 글을 다시 천천히 읽어 보면서 선희 씨를 통해 전하고자 하였던, 그녀가 겪어내는 지독한 아픔과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비참한 죽음의 과정 등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작가는 그녀의 죽음에 관하여 많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음이 틀림없다. 그 죽음이 너무나도 생소하고, 고통이 느껴지는 과정이어서,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선희 씨의 생애와 죽음이 뇌리에 남는다.
작가는 후기에서 이 책의 주인공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이 세상의 기준으로는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았다! 참 이상하게도, 나는 그녀들에게 힘든 삶을 살도록 하였다. …… 나는 그녀들이 비록 외적인 면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지마는, 그들이 늘 작은 희망의 끈만은 놓지 않았으면 했다. 또한 그녀들의 삶이 아프고 힘든 삶을 살아내는 나와 내 친구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여러 독자분께 작은 희망이라도 주었으면 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을 마무리해 본다.”
오래전 친했던 친구의 결혼 소식을 돌고 돌아 접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 친구와 가까웠던 시절이 떠오른다. ‘난 그 친구와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아니었구나.’ 하고 아쉬울 때도 있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 관계이며 인생의 한 부분이 아닐까. 그렇다고 앞으로의 만남에 있어서도 언젠가 소원해질 것을 대비하여 거리를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주로 선희와 미란에 대해 이야기하였지만 《연보랏빛 고운 꽃이 피었습니다》에는 그 외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저마다 관계의 갈등과 행복 등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대인관계와 삶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 줄 것이다.
자료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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