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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일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캠핑카 타고 미 대륙 횡단 여행을 할 예정이다.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하여 남부, 동부, 북부, 서부를 잇는 빅 루프, 커다란 원을 그리며 여행한다.
우리 고양이, 토마스도 함께!
아침마다 나를 깨우는 우리 집 고양이, 토마스. 함께한 지 5년. 배고플 때만 나에게 온다. 밥을 빨리 주지 않으면 밥그릇과 물그릇을 발로 차면서 신경질을 낸다. 옆집 고양이나 남친이 키웠던 고양이와 비교하면 토마스는 잘 놀라고, 잘 도망가고, 무서워하고… 사교성이 떨어진다기보다는 겁이 많다. 새로운 것을 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데 이번에 함께 캠핑카 여행을 떠난다. 남친이 처음에는 반대했다. 작은 캠핑카에 냄새난다,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라, 동물보호소에 보내라. 아니 그런 험한 말을 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았다. ‘고양이와 여행’, ‘고양이와 RV 여행’… 서치를 클릭하자마자 고양이와 여행하는 방법과 경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남친에게 얘기했다. “고양이하고 여행하는 사람들 많더라.” 그러자 남친은 “OK.” 하는 수 없이 맘이 바뀌었다. 그러면서도 “너 후회할 거야.”라고 경고했다.
우리 집 고양이는 치즈 태비 종류이고, 이름은 토마스 오말리, 1970년 월트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 아리스토 캣츠에 나오는 주인공 고양이 이름이다. 아들이 애니메이션 보고 이름을 지었다.
토마스는 겁이 많다. 작은 소리에도 놀래서 도망가기 일쑤다. 집사인 내가 토마스를 쓰다듬기 위하여 손을 대면 몸을 움찔한다. 그런 토마스가 캠핑카 여행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최소 한 달 정도 걸리는데 매일매일 바뀌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이다. 물론 캠핑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겠지만 어디 집과 비교되겠는가?
캠핑카 여행 처음 2, 3일은 너무나 놀래서 토마스는 식사도 하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화장실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자 식사는 했다. 또 토마스를 화장실에 모셔다 주자 냄새 맡고 쉬를 했다. 응가는 하지 않았다.
어제 저녁, 토마스 음식을 준비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벙커 베드에서 꽁꽁 숨어 있던 토마스가 스스로 내려왔다. 그리고 음식을 먹고, 물도 마셨다. 토마스가 조금 안정되어 보였다.
다음 날 아침, 토마스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 숨었지? 문이 열렸나? 은근히 걱정되었다. 그런데 웬걸? 토마스는 캠핑카 슬라이드 인 위에 올라가 있었다. RV 파크에서 캠핑할 때 슬라이드 아웃하여 공간을 넓히는 부분이다. 그때는 지붕이 된 다. 캄캄한 밤에 이 공간을 어떻게 알았지? 그러나 그 순간, 토마스를 찾은 반가움보다는 더러울 텐데… 아니나 다를까, 토마스의 배, 발 모두 새까만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