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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나에서 진정한 나로 거듭나기- C의 첫 번째 소식
결혼 전 남편은 집안일은 본인이 다 한다며 안심시켰지만, 혼인신고 후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집안일을 나누며 조정을 했지만, 결국 남편이 화내며 분위기가 험악해져서 이제는 제가 다 하며 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일 구석구석에 트집을 잡으며 화내는 것이 일상입니다.
시누이는 시어머니보다 시집살이를 더 심하게 시키며, 시어머니를 돌본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매달 돈을 받아 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는 남편과의 사이도 매우 나쁩니다. 그동안 참고 견뎠던 수많은 싸움과 상처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가 그동안 너무 쌓였던지라 “오빠 내가 너무 힘들어”라고 하면, 그동안 자기도 말 안 하고 참고 산다고 말하고, 이럴 거면 이혼하자고 합니다.
제가 정말 조심스럽게 얘기하는데도 뭐라도 조금 말하면, 결국 자기 불만을 얘기하며 항상 제가 혼나는 쪽으로 끝납니다. 항상 더 노력하고 더 맞춰 주려고 하는데, 요구는 점점 더 끝이 없어지고 싸워도 항상 제가 먼저 사과를 해야 집안 분위기가 편안해집니다.
고된 시누이의 시집살이에도 1년 동안 시누이를 같은 여자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에 달래도 보고 잘 지내 보려고 노력하고, 의견을 이야기하고 불만도 표출해 보고 했지만 15살이나 많은 시누이의 철없는 행동과 외로움을 감당하기엔 제가 정신이 너무 피폐해졌습니다.
남편도 제가 힘들면 친정집에 가 있겠다고 하고 본인도 많이 당해서 그런지 본인이 조금씩 끊더라고요. 거의 몇 달 전에 겨우 많이 나아진 상태입니다. 시누이의 시집살이가 조금 나아지고 나니, 이제는 남편이 저를 함부로 대하고, 무시합니다. 버려진 기분이 들어요. 저는 결혼 전 과외를 하다가 결혼 후 이사하며 경제적 활동은 못하게 됐습니다. 그 뒤 제가 모은 돈으로 작은 가게를 오픈했지만, 남편이 저녁에 같이 있고 싶다고 하여 부부관계를 위해 가게를 접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일을 접고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하는데 이제는 자기는 힘들게 돈을 버니 집안일은 네가 다 해야 한다고 합니다. 본인 옷 손질까지 다 맡겨 버리고, 수선된 옷들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소리를 질러 댑니다. 저희 모든 의견들은 무시되고 버려집니다.
남편이 생활비로 주는 돈은 250만 원이에요. 물론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저는 그 금액에 불만이 있기보다는, 남편의 태도가 힘이 듭니다. 본인은 일하고 힘든데 ‘너는 왜 놀고 먹냐’라는 메시지가 늘 남편의 말속에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제 일을 가지는 것은 반대합니다. 당장 이혼하려니 나이도 이제 나이도 ○○이고 당장 월세 보증금조차 없어서 막막해요. 하지만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나가서 자립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혼란스럽습니다. 남편의 기분이 안 좋으면, 눈치를 보게 되고, 제 속이 상하느니, 이유도 모른 채 바로 사과 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어제는 자기는 한번 뚜껑 열리면 뒤도 안 돌아본다고 말을 하기에, 저도 마찬가지라고 하니까, 제발 참지 말라면서 집에서 나가라고 말을 합니다. 지혜로운 결정할 수 있도록 조언 조금만 부탁드려요.
세포언니 한재원의 조언
처음 나는 이 글을 읽었을 때 C를 따뜻하게 꼭 안아 주어야겠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당장이라도 C에게 가고 싶었다. 왜냐면 그녀는 젊고도 젊은 나이에 그녀의 삶이 이미 해가 진 상태라고 말하고 있었으며 스스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기에 안쓰러운 마음을 나 또한 거둘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를 만나 안아 주며 그렇지 않다고 내 온기로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정말 나와 C가 서로를 신뢰하기를 희망하며, 글을 보냈다. 나의 첫 제안은 이러했다. 그녀의 메일 내용 안에 아이 문제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아직 아이는 없었다. 그래서 아직은 아이를 가지지 않도록 권했다. 그러니 우선 반드시 피임을 권했다.
그녀는 우선 피임을 시작하되, 그녀의 남편에게 알리지 않아도 된다. 아마도 그녀의 남편은 그런 걸 나눌 수 있는 정신적 여유도 없을뿐더러, 그녀에게 그 마음을 쓸 정도의 상태도 인성도 아니었다. C는 이혼을 안 할 거란 걸 나는 알았지만 그래도 그녀가 아직은 절대 아이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녀의 남편은 더욱 나쁜 남편이 되어 갈 것이고, 아이의 양육과 함께 그녀가 더 병들어 갈 거라는 걸 나는 그려 볼 수 있었기에 우선은 그 점을 중시해야 했다. 혹여 이혼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면 더욱 힘겹기만 할 뿐 지금의 상황에서는 예쁜 아가도 서로의 관계에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분명했다.
나의 두 번째 제안은 ○○이란 나이는 원하는 그 무엇도 해낼 수 있고, 될 수 있다. 나는 그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고, 그 전까지는 무어라 이렇다 할 뚜렷한 일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기에 나는 그녀도 시작할 수 있음을 믿는다. 그러니 일을 시작하라고 권했다. 나는 그 당시 우울증도 심각했고 아이는 둘이나 딸린 정말, 그야 말로 무엇 하나 시작하기 겁나는 상태였다. 그러니 C는 ○○란 나이에 다시 한 번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뒤이은 나의 세 번째 제안은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끝없이 반복해서 스스로 확인하고 그리고 확고히 생각을 다잡으라는 제안이었다. 누구나 그렇기에 C 또한 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 C의 친정 부모님이 어떤 분들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곱고 귀히 C를 키웠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 된 사랑을 표현하셨는지 또는 주지 못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깊은 사랑을 가지고 낳은 내 귀한 딸이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랐다.
그 후 위 세 가지 나의 제안과 본인이라면 어떻게 할지라는 생각에 대해 확고히 다져진다면, 이제 행동을 해야 한다. 행동에 대한 나의 다음 의견은 이러했다. 첫 번째 남편의 억압에 맞서지도 그리고 그 말을 긍정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래야 지금부터 C의 진짜 삶다운 삶을 살아가시기 위한 시작이 될 것이기에 말이다. 남편의 어떤 부정적 단어에도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본인 스스로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사람인지를 절대 그 사실만큼은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C의 마음 안에서 본인의 가치를 놓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우선 C는 일을 시작하면 된다. 비정규직이어도, 일용직이어도, 아니면 다시 과외를 시작해도 좋다. 무슨 일이면 어떠한가. 시작이라는 의미가 중요하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다음 단계를 논의할 수 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