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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농인의 제1 언어입니다. 농인을 주제로 다룬 대표적인 영화로 2021년 개봉한 영화 〈코다〉가 있습니다. ‘코다’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약자로 ‘농인의 아이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영화 〈코다〉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극중 주인공인 ‘루비’는 가족 모두가 농인인 가정에서 태어나 집안의 생계와 세상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들끼리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루비가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거죠. 루비는 어느 날 교내 합창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뜻밖의 실력에 음대에 도전을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루비는 자신이 도와줘야 하는 가족이 있어 꿈을 좇을지 가족들과 함께할지 선택해야 하는 갈등을 겪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 영화 〈코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또 다른 영화로는 이제는 고전이 된 2002년 개봉작 〈집으로〉가 있습니다.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 유승호 분의 영화 데뷔작으로도 유명하죠.
▲ 영화 〈집으로〉 포스터 │ 출처: 네이버 영화
7세 상우는 어머니를 따라 외할머니 댁으로 갑니다. 당분간 할머니와 둘이서 지내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투정이지만 농인인 할머니에게 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할머니는 상우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어 ‘미안해’라는 수어를 정말 자주 하죠. 하루는 상우가 ‘캔터키치킨’이 먹고 싶다며 몸으로 ‘닭’을 표현했는데, 할머니가 해 온 것은 ‘백숙’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상우는 할머니와 의사소통이 조금씩 되었고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 영화 〈집으로〉 │ 출처: 네이버 영화
두 영화는 농인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코다〉에서는 루비가 농인인 가족을 돌봐줘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CODA’들의 삶과 애환을 다루었던 반면, 〈집으로〉에서는 상우와 할머니의 상호 이해를 위한 노력과 관계의 변화가 포인트였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로 그 사람의 언어를 살펴보는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나 말투 등으로 성향과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농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어’가 필요하겠죠. 《하나의 수어에 다의어가 포함된 수어국어사전》에서는 말하는 언어들과 같이 하나의 표현에 다의어가 담겨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 의미로 표현되는 단어들이 있는데, 수어에서도 그러한 것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저자는 여러 수어 교재가 있지만 농인에게 필요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수어 교재가 드문 현실을 지적합니다. 청인에게는 농인의 제1 언어인 수어를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농인에게는 다의어와 문장 구성이라는 언어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의 출판사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하나의 수어에 다의어가 포함된 수어국어사전
“수어 하나에 이렇게 다양한 의미가 있다는 걸 지금까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농인이자 특수교육 교사가 알려주는 하나의 수어에 포함된 다의어!“
농인에게 제1의 언어는 수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출판된 수어 관련 서적을 살펴보면 거의 전부가 청인을 위한, 청인에 의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인이자 특수교육 교사인 저자는 농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라고 전제한다. 그러므로 청인들이 영어를 배우듯이 농인들 또한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학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하나의 수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사전의 형식을 택하였다. 이것은 수어를 학습하는 방법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이다. 그리고 저자는 한 사람의 농인으로서의 삶을, 특수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체득한 교육자로서 경험을 책 속에 오롯이 담았다.
책을 들여다보면 사용 빈도가 높은 1,055개의 표제어와 4,875개의 다의어를 선정하고 예문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저자가 얼마나 집필에 정성을 다하였는지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알아챌 것이다. 특히 사전에 수록된 예문에는 농인들이 실제로 일상에 사용하는 대화 내용을 인용하여 생동감이 넘치고, 예문에 다양한 정보까지 담아 그 활용도를 높였다. 더불어 농문화와 관련된 수어의 이해를 돕고자 보충 설명을 각주에 넣어 이해와 재미를 더했다. 독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쉽게 표제어를 찾아볼 수 있게 ‘찾아보기’로 정리하여 ‘수어사전’이라는 제목에 충실한 마무리를 하였다.
이 책은 수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하는 청인들에게도 아주 유익할 것이다. 모델의 수어 표현과 표정은 정확하고 풍부해서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하나의 수어에서 비롯된 다의어와 예문을 학습하는 것은 즐거운 체험이 될 것이다.
저자가 소망했듯이 이 책이 농인들이 교육의 기회를 가지고,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청인들이 수어를 깊이 이해하고 농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해답이 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무모한 도전을 하여 세상에 이 책을 내놓은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와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해진 지금, 그 다양성 중 하나에 ‘언어’가 존재합니다.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수어를 이해함으로써 농인들의 삶과 생각 방법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료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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