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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날선 바람일지라도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인아는 생각 말미, 코트의 깃을 단단히 여몄다. 해 질 녘 바람이 싸늘하긴 인아나 낙엽들이나 크게 다를 바 없었는지 녀석들은 공원 산책로를 가로질러 굴러다니다가도, 곧 주섬주섬 무리지어 한 귀퉁이에 모여 앉기를 반복했다. 인아의 눈에는, 그 모습이 마치 기력이 다한 두 노인이, 팔을 벌려 서로를 꼬옥 끌어안고 있는 것으로도 보였다. 그녀는 자신도 끼어 달라고, 괜스레 낙엽더미를 부츠 끝으로 두어 번 건들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결핍과 개방성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들은, 인아가 자신들과 같은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그리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목차
오후 다섯 시의 공원… 7
01. 지나가던 선량하고 모범적인 동네 주민… 9
02. 해님을 품은 그녀와 노을을 바라보며… 17
03. 오후 다섯 시의 공원… 34
등을 맞댈 순 없지만… 51
변치 않고 항상 푸르른… 149
내일은 나비… 169
은사…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