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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 출간일
- 분야
- ISBN
- 2022년 11월 22일
- 소설
- 9791138814164
- 면수
- 판형
- 제본
- 228쪽
- 128mm × 188mm
- 무선
- 출간일
- 분야
- ISBN
- 면수
- 판형
- 제본
- 2022년 11월 22일
- 소설
- 9791138814164
- 228쪽
- 128mm × 188mm
- 무선
1. 《아작》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름다운 사랑 뒤에는 그렇지 못한 이별이 존재하곤 하잖아요. 더욱이 준비되지 않은 이별의 경우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이 감당해야 할 이별의 무게는 거의 형벌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그들은 자기 스스로를 죄인 취급하게 돼요. 저 역시 급작스러운 이별을 경험하고 졸지에 남겨져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괜찮은 척하면서 지내자 했죠. 가슴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찬바람이 휑 하고 부는데도, 반쪽자리 안정감이 가져다준 불완전한 현실이 최선이라고 믿으면서요. 각종 매체에서 쏟아 내는 아름다운 위로의 말의 홍수에 체증이 느껴지던 중에 문득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또 다른 남겨진 자를 만나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집필을 결심했어요. 최악의 상황에 처한 주인공을 통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나름의 치유 방법을 찾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2. 총 3편의 성격이 다른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러 인물 중 저자님께서 공감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아작』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심성이 착해요. 전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만한 인물들이 아니에요. 그저 각자에게 닥친 이별 상황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버티고 있는 것뿐이거든요. 공감이라기보다는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음식남녀’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에요. 그녀는 대체로 소심해 보이지만 소심한 성격 밑바닥에는 절대로 꺾이지 않는 강단을 가지고 있어요. 동전 던지기로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고 결국엔 모두에게 손가락질당하는 운명이 되었는데도 버리질 않잖아요. 운명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신박하게 무모하고 용감한 인물이에요. 사랑에 저렇게 진심일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라 특히 마음이 가요.
3. 비슷한 장르의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만이 가진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처음부터 판타지 소설을 목표로 글을 쓴 건 아니에요. 그저 세상이 무너져 내리고 깊은 상실감에 빠진 주인공들이 숨 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고 싶었고, 그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이 너무 처절해서 가엾거나 잔인해 보이지 않게 만들고 싶었어요. 본문 내용 중에는 분명 칼도 있지만 그걸 감싸 안는 따뜻한 가슴도 있어요. 자살을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주인공들은 자살 대신 각자에게 최적화된 선물을 하나씩 받잖아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사랑 앞에 적당히 타협한 손해 보지 않는 거래인 샘이에요. 화려한 판타지보다는 소박한 동화에 등장하는 사소한 마법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런 점에서 『아작』은 판타지를 닮긴 했지만 불친절한 어른 동화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4. 저자님은 평소 어떤 책을 즐겨 읽나요?
독자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나 영화, 노래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가능하면 베스트셀러는 읽어 보려고 하지만 장르 불문하고 마음이 열려 있는 편이라서 취향이랄 건 딱히 없어요. 아동용 그림책부터 전문 서적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잡학다식하려고 노력하는 정도. 그래도 딱 하나만 고르라면 포레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이요.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고전 중에서도 고전인데요. 1970년대 중후반쯤 출간 됐다가 판매 부진으로 절판됐고 이후에 독자들에 의해서 다시 복간된 소설인데 나중엔 ABBY상까지 수상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언제 샀는지 기억에도 없고 조만간 책을 새로 구입해야 할 정도로 손때가 묻은 책이지만 지금도 제 책장에 꽂혀 있어요. 어른으로 살면서 이러다 정말 마음이 굳어 버릴 수도 있겠다 싶을 때 펼치는 책이에요. 주인공인 작은 나무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이 다시 말랑말랑해져 있어요. 독자 분들도 다시 한번 꺼내서 읽어 보시길 바라요.
5.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가 온 힘을 다해서 막고 싶었던 그 일은 어쩌면 우리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 같은 게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면서도 마주한 결과만 놓고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여요. 후회가 밀려오고 자책도 고개를 들고 끝내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또 다시 무너져 내려요. 아직 마음이 아픈 저와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고. 그 일은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었고 그래서 그렇게 된 것뿐이었다고. 그 일은 절대 남겨진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학대하면서 죗값을 치르겠다고 마음먹지 말자고요. 대신 남겨져서 생긴 사랑의 훈장을 달고 우리의 아름다운 눈으로 나와 주변과 세상을 사랑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나 자신을 위한 최고의 하루를 각자에게 선물하면서.
6.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내 안에 있지만 꺼내 보지 못한 아픔을 모티브로 소설을 써 보자고 마음먹었다가 이렇게 책 출간까지 하게 됐는데. 그동안 작업해 온 대본 집필과는 또 다른, 소설이 가진 활자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어요. 저는 다시 드라마 작가로 돌아가서 본업에 전념하겠지만 틈틈이 새 장편 소설도 준비할 계획이에요. 물론 저의 소설 처녀작인 『아작』이 독자들에게 외면받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한 얘기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이 많은 저는 다음엔 장편 소설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