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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속 역사 팝’ 출간
“각국의 화폐를 잘 살펴보세요. 위인들의 얼굴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유산, 건축물, 그림, 민속춤까지 무궁무진한 문화적 기호가 숨어 있답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김시영 씨(41)와 고교생 아들 상언 군(17)이 세계 각국의 화폐 이야기를 담은 ‘화폐 속 역사 팝’(좋은땅)을 펴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해 혼자 노는 데 익숙했던 상언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다락방에서 우연히 아빠의 우표책을 발견했다. 낡은 우표책 속에 끼워져 있던 빛바랜 500원짜리 지폐가 눈에 확 들어왔다. 거북선, 이순신이 그려져 있는 옛날 지폐가 신기해 뚫어져라 쳐다보며 문양을 살피고, 좁쌀보다 작은 글씨를 돋보기로 확대해 보았다.
“우표는 너무 작잖아요. 지폐는 크고 화려해 눈길이 갔어요. 당시 위인전집을 읽던 중이라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관심이 제일 컸어요.”(김상언)
아빠와 함께 화폐전시회와 화폐박물관을 둘러보기 시작한 김 군은 급기야 인근 외환은행에 들러 환전을 하며 외국지폐 수집에 나섰다. 집안일이나 심부름을 한 대가로 1만∼2만 원 용돈이 생기면 소액환전으로 달러, 위안화, 엔화 등을 모았다. 6개월 치 용돈을 모아 아빠와 함께 대구, 서울의 화폐상을 찾아가 유로화 이전의 유럽 국가들의 옛 화폐를 사기도 했다. 두 사람이 모은 세계 화폐는 앨범 7개에 빼곡히 담겼다.
김 씨는 아들에게 미국에서 발행된 ‘세계화폐도감’(World Paper Money)을 사주었다. 세계 각국의 화폐에 나와 있는 인물과 문화유산에 대해 길게 해설을 붙인 책이다. 김 군은 영어사전을 뒤져가며 화폐도감을 읽었고, 백과사전, 인터넷을 통해 공부한 후엔 꼭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눴다.
“1만 원권의 앞면을 한번 볼까요. 세종대왕 얼굴뿐 아니라 일월오봉도 그림, ‘불휘기픈남ㅱㅱㅱ매아니뮐새…’라는 용비어천가 내용이 있습니다. 뒷면에는 조선시대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져 있지요. 조선시대 별자리를 관측했던 ‘혼천의’와 현재 보현산 천문대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현대식 광학망원경 그림도 그려져 있답니다.”(김시영)
김 군에게 화폐 수집은 역사뿐 아니라 경제를 이해하는 계기도 됐다. 수없이 은행을 다니며 환율변화에 민감해지다 보니 국제적인 경기 흐름과 증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리먼브러더스 사태, 아일랜드 화산 폭발, 동일본 대지진이 환율이나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질문을 해대는 아들에게 김 씨는 “증권사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권했다. 김 군은 여러 증권사를 찾아가 경제에 관해 묻고 들은 내용을 노트에 기록했다. 김 군은 2010년 아파트 경제장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화폐 전시회를 열고 화폐 속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아버지 김 씨는 “요즘 아이들이 꾸준히 길게 뭔가를 해서 성취하려는 노력이 부족한데, 외국에서도 화폐 수집은 대를 이어서 할 수 있는 좋은 취미로 꼽힌다”며 “아들과 함께 화폐를 수집하며 나눴던 대화의 시간들이 무척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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