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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를 만나는 시간》 출간
가족, 그 애틋함 이름이 성실히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 주다
큰 소리로 말하진 않지만 오래 따라다니는 그런 목소리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다른 손에는 자격증대비 문제집을 든 남자가 ‘스위트 홈’을 향해 귀가를 한다. 그를 반기는 것은 가족 그 자체가 아니라 가족관계이다. 실직을 하면 가족이 아니게 되는 시대. 이런 상실이 가득한 대나무 숲에서 우리는 항상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수많은 시어로 가득한 그 대나무 숲은 밤이면 심연을 알 수 없는 블랙홀이 되기도 하며 유년의 기억이 깊게 젖어드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흔적기관이 되어 버린 가족의 모습은 십자수로 수놓은 그림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저자 전혜성은 《베짱이를 만나는 시간》을 통해 자리를 잃고 헤매는 이들의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베짱이를 만나는 시간》에서는 분열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소박하고 잔잔한 그의 문체는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오며 저 멀리 담아 두었던 유년시절의 나를 끌어당기기도 한다. 분열과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어릴 적 추억들은 삶의 힘이 되고 그 힘은 피부에 와닿는 현실을 놓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베짱이를 만나는 시간》에는 우리의 모습이 매우 잘 담겨 있다.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의 알갱이를 줍고 기뻐하는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문체는 우리 마음의 파동을 더욱 크게 만든다. 또한 거친 바람 속에서도 담담히 그를 헤쳐 나가는 긍정의 힘 또한 보여 주고 있다.
긴 여운으로 가끔 우리를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으로 만들곤 하지만 소박하고 또한 담담한 저자의 목소리는 우리를 조용히 따라다니며 계속해서 사유하게 만든다. 분열과 상실이 넘치는 시대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싶다면 전혜성 저자의 《베짱이를 만나는 시간》을 일독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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