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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모퉁이》 출간
낯설지 않은 유년의 서정,
황혼에 비치는 아이의 모습이 아름답다.
“어린아이처럼 살면 행복하다.”
《바람모퉁이》이한옥 저자는 말한다.
자전적 소설이지만 서정이 물씬한 에세이다. 오염되지 않은 언어로 유년의 미소와 두려움과 눈물의 성장을 잔잔히 그린다. 우리의 옛 모습이다. 오롯이 맑은 물과 고운 햇볕으로 잎을 틔우던 순수의 시대로 초대한다. 노년에겐 추억거리, 젊은이에겐 이야깃거리, 마음이 열린 이에겐 벗으로 다가갈 것이다.
저자는 유년의 반추를 통해 사랑으로 잉태한 생명이 부모, 형제, 이웃의 사랑을 먹고 자라나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린다. 인생의 시작은 집, 안락한 우주라 말한다. 문밖에 쌈줄이 걸리면 새로운 사랑의 양분이 생산되는 곳, 비바람도 막아 주고 행복이라는 열매도 키우는, 모든 것을 품는 곳이라 한다. 제비집조차도 안락하게 여긴다.
아이 적 저자는 부모를 무의식으로 바라보며 시조와 타령을 따라 읊고, 흙 속에서 일을 거든다. 후 후 혼을 불어 넣은 음식을 먹고, 지엄한 가르침을 받는다. 보이지 않는 귀신과 땅속 생명의 존재도 배운다. 돌부리에 넘어지고 상처도 자랑하며, 위험한 요소들과 나약함에 기연히 맞선다. 칠흑의 어둠 속에서 하필 도깨비불도 만난다.
맴생이와 잠자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새호리기와 참새와도 한 판 붙는다. 나뭇가지에게 말을 걸고 바람에 노래를 실어 하늘로 보낸다. 아이는 사람보다 자연과 교감을 더 잘한다. 제법 자란 아이는 듬뿍 받은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 누나에게 진달래, 개나리꽃을 사랑으로 안긴다. 《바람모퉁이》는 재미와 감동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동심의 세계다.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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