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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여겼던 희망은
두 동강으로 부서진 배와 함께 깊은 바다로 가라앉고 말았다
지옥이 따로 없었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죽었어요.
이철우(93) 씨가 노역에 시달리던 중
조선은 광복을 맞이했다.
우키시마호 안은 족히 8천 명의 조선인으로 가득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부딪힐 정도였지만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마음 하나로 고된 항해를 견뎠다.
출항 사흘째.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두 동강이 났다.
사람들은 난간과 돛대를 붙잡아 인간띠를 만들어 버텼다.
맨 윗사람이 손을 놓치자 함께 메달린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이 씨는 돛대를 붙잡고 안간힘으로 버텼다.
민간 어선이 올 때까지 그렇게 견뎠고, 살아남았다.
하지만 같은 배를 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다.
“내가 죽기 전에 해결될 것 같지가 않아요.”
왜 갑자기 배가 두 동강으로 갈라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고의인지 불의의 사고인지,
탑승객은 몇 명이며 각각 그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지.
당시 우키시마호에 타고 있던 생존자 중 대부분은 이미 세상을 떴다.
살아있다 하더라도 고령의 나이 때문에 당시의 증언이 쉽지가 않다.
게다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던 사이에
우키시마호 진상조사 활동을 펼치던 사람들은
그 진실을 보지 못하고 떠나가 버렸다.
유골만이라도 돌려받고 싶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바람.
살아서는 밟아 보지 못했던 고향의 땅을
죽어서라도 밟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월이 부르는 방향으로 따라가는 그들,
젊은 날의 청춘을 모두 다 빼앗긴 그들.
더 이상 흩어진 역사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그들을 위해
우리의 역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