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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무척 혼란스러웠습니다. 루시드 드림(자각몽)이라 하여 자신은 어쩌다 한 번씩 꿈이란 것을 자각한 채 꿈을 꾸곤 하였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에선 자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었습니다. 비록 꿈속이었지만 스스로 꿈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꿈은 처음 시작부터 무척이나 이상했습니다. 그는 잠이 들자마자 마치 자신의 영혼이 아주 깊고 긴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곳은 마치 블랙홀처럼 매우 어둡고 심연처럼 깊었으며 구불구불한 긴 터널을 한참이나 지나 무언가 자신의 몸을 더욱 힘 있게 빨아들인 후, 다시 빛과 함께 뱉어 놓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
그는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이곳이 1900년대 중반쯤의 시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꿈속이었지만 과거로의 여행에 그는 연신 감탄을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오늘 그에게 일어난 일은 단순한 과거로의 회기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자신 앞에 서 있는 어린 소년을 보자 그의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갸름하고 하얀 얼굴, 하늘을 닮은 파란 눈과 잘 익은 밀밭처럼 물결치는 황금빛 머리칼, 종아리까지 닿을 듯한, 붉은 깃을 단 파란 턱시도와 양쪽 어깨에 달린 별 모양의 견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리춤에 앙증맞게 걸려 있는 레이피어….
설마!
이럴 수가.
여긴 그냥 과거가 아닌 동화 속 세상이었어….
어린 왕자가 숨 쉬고 있는….
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니 맺힙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 어린 왕자의 존재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삶 중에 가장 완벽하고 행복했던 때가 바로 어릴 적, 엄마가 《어린 왕자》를 읽어 주던 바로 그때였기 때문입니다.
-
?아이 참.
아저씨는 어디서 오신 거예요?
근데 도대체 이 질문에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여긴 꿈속이고 자신은 조금 떨어진 미래에서 왔다고! 아니면 여긴 동화 속 세상이고 넌 동화 속의 주인공이라고?
그러나 그는 지금 어린 왕자가 실존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응!
아저씬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왔단다.
그곳은 아주 밝고 아름다운 곳이지.
그리고 믿어지진 않겠지만 아저씬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온 것 같구나.
아저씨!
제 별엔 아름다운 장미가 한 송이 있어요.
서먹함 때문에 헤어지긴 했지만 장미도 절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는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웃으며 말합니다.
물론이란다.
우린 습관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확인하려 하지. 그러니 다음에 장미를 만나거든 너의 마음을 먼저 보여 주렴.
그럼 분명히 장미의 마음 끝엔 언제나 네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그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린 왕자는 환하게 웃습니다. 어린 왕자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다시 그에게 묻습니다.
그럼 아저씨의 마음 끝에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건 말이다.
바로 커피라는 아이란다.
아저씬 아주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아이와 함께했지.
그는 커피의 마음과 본질을 알기 위해 겪었던, 자신의 여행이야기를 어린 왕자에게 차분히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고는 어린 왕자의 볼을 장난스럽게 꼬집으며 말합니다.
우린 서로 닮았구나!
넌 장미꽃 때문에 떠나왔고, 아저씬 이 아이 때문에 떠나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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