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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주님께 조용히 기도한다. 오늘따라 감회가 새롭다. 아프면서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유고집을 말해 놓고서, 아무리 찾아도 시 외에는 달리 써 놓은 것을 찾을 수 없었다. 여기 이 지면에 넣을 말을 썼어야 했지만, 내가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찾고 또 찾아보았다. 결국은 내가 쓰려 하니 마음이 먹먹하다.
57년 함께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아니,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이었다. 심심할까 봐 웃음을 주려고 그리 말을 시켜 보았지만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말기 폐암 진단(2018년 9월) 받은 삼여 년 동안, 그리고 코로나19 세계 팬데믹까지 겹친 암울한 시대를 맞이하여 은퇴 후 설교했던 요양원 교회, 호스피스 병원 모두 가지 못하고 집에서 2년 동안 예배를 드렸다. 그간은 우리에게 참으로 귀하고 복된 시간으로 주어진 날들이었다. 집에서 둘만이 예배드리는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생 설교하는 사람으로 살았지만 듣겠다고 했다. 그러는 동안에 말씀 읽으면서 하나님을 깊이 깨닫는 시간, 일대일로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지나온 사역들을 반추하면서 회개할 것들을 찾아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서 서로 잘못되었던 것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었다.
목차
시집을 내면서… 4
추천의 글… 9
추모의 시─무릎 꿇은 나무… 12
1부
나발의 뒷모습… 22
백발 애가… 23
조명… 25
얼굴 Ⅰ… 26
얼굴 Ⅱ … 27
얼굴 Ⅲ… 28
저녁형 인간… 29
걸어 다니는 그림자… 31
또 하나의 이적 … 33
어설픈 천로역정… 35
하품을 하다… 36
만남… 37
오줌 … 38
거꾸로 사는 세상… 39
고백 … 41
먼 훗날의 망부석… 42
무너진 산자락에서 … 43
어떤 산행… 45
귀향… 46
바위… 47
백목련 피는 날… 48
2부
굴뚝… 50
울타리에 핀 장미… 51
날개… 52
기상나팔… 53
대춘부 … 55
하늘을 향한 귀… 57
매화들의 합창… 60
고속도로… 61
봄의 잎사귀들… 62
임마누엘… 63
언제까지나 … 64
그가 다스리신다… 66
아침… 67
해후… 68
냇가의 기도회… 69
샬롬이고 싶다… 70
제7 요일… 72
기다림… 73
기차는 달린다… 74
일출… 76
이서裏書… 78
3부
오수午睡… 80
탁상일기… 81
기도 Ⅰ … 83
기도 Ⅱ… 84
반전 … 85
빛으로 채우소서… 86
낙엽 Ⅰ… 87
봄의 가로수… 88
눈 내리면… 89
강변 서정… 90
새싹은 … 91
가을 미루나무… 92
단풍 한 그루… 93
마지막 수업… 94
낙엽 Ⅱ… 95
약하기 때문에… 96
피로 가득한 샘… 98
분수… 99
전위예술… 100
털북숭이 거미 … 101
대낮… 102
저녁 … 103
저녁 별 하나 … 104
벚꽃이 주는 花信… 106
강물은 밤에도 흐른다… 107
동백꽂 한 송이… 108
가는 빗소리… 110
어둠의 끝자락… 111
지하교회… 112
흔들리는 억새꽃… 114
삼월의 裸木들… 115
선물 꾸러미 … 116
하늘 맛 담긴 성만찬 … 118
백조들의 노래 … 119
황령산… 120
눈물… 121
미소… 123
빗방울 이야기… 124
얼굴 Ⅳ … 125
묵상… 126
매미들의 잠언… 127
실개천 일기… 128
겨울 풍경… 129
묘약…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