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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정왜대첩(征倭大捷)
양사준(楊士俊)
將軍一捷萬人觀 장군의 승전을 만인이 보았고
壯士從遊?可還 병사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雨洗戰塵淸海岱 비바람에 전흔이 씻겨 산해가 티 없이 맑고
笛橫明月捻關山 구슬픈 피리 소리와 밝은 달빛이 월출산 자락에 여울진다
空憐婉?餘心上 속절없는 연민과 달콤한 말은 마음에 두었거늘
不數浮名動世間 수많은 헛된 명성 세상을 떠도는구나
高閣夜凉仍獨坐 서늘한 밤 망루에 홀로 앉아 있자니
荷花偏似夢中顔 연꽃이 꿈인 듯 얼굴을 내민다
1555년 5월 을묘왜변 당시 우도방어사 김경석의 부장으로 내려온 양사준이 영암성대첩 직후에 쓴 시다. 양사준은 조선의 명필 양사언의 동생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쟁가사 남정가(南征歌)를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서 장군이 누구인지는 그만이 알 것이다.
왜놈들은 너무도 당당했다. 성안의 병사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을 자신들의 주둔지로 삼았다. 대성전 앞의 삼문이나 양사재 등을 말끔히 쓸어버리고 위세 등등하게 동문을 마주 보고 대치한 것이었다. 역참의 건물들은 물론 동문밖 주변의 기방을 제외한 모든 건물들이 잿더미로 사라졌다. 왜적을 막으려고 파 놓은 해자에는 영암 백성들의 시체들이 쌓여 벌써부터 악취가 풍겨 나왔다. 아낙네들 200여 명이 사로잡혀 덕진포로 끌려갔다는 소문도 있었고, 주변의 들판이며 월출산 계곡에서는 왜구들의 급습에 몸뚱이만 빠져나온 아이들이 개구리 떼처럼 울부짖고 다녔다. 그 아이들까지 잡아가기 위해 왜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들판을 뛰어다녔다. 심지어 일부 왜구들은 논둑에 촉고(數?, 그물)를 쳐 놓고 논바닥으로 달아난 아이들을 물고기를 잡듯이 포획하고 있었다.
목차
5월 17일(양력 1555년 6월 5일) 영암성의 북소리 5
5월 18일 격문(檄文) 39
5월 19일 창의대 77
5월 20일 안과 밖의 적들 118
5월 21일 도망 155
5월 22일 포로 183
5월 23일 참수 223
5월 24일 대연회 256
5월 25일 영암성 대첩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