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소개
김병환
그는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이다. 낯선 이에게도 주저 없이 웃음으로 다가가고, 말보다 깊은 눈빛으로 먼저 마음의 온기를 전한다. 마주한 이의 하루에 작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진 않은지 살피는 그의 시선에는, 길 위에서 다져진 다정함이 배어 있다.
해마다 짐을 꾸려 산티아고로 향한다. 바람이 속삭이고 흙길이 말 걸며, 이름 모를 들꽃들이 수줍게 피어나는 길 위에서 삶의 근원을 물으며 한 걸음씩 답을 찾아가듯 걷는다.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찾아 마음을 채우는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마음을 일상에 돌아와 잔잔한 파동으로 주위 사람들과 이어 간다.
밥 한 공기가 마음의 징검다리가 되는 시간, 말없이 귀 기울인다. 위로가 필요한 날에는 다정한 오빠처럼 손을 내밀고, 때로는 묵묵한 형처럼 곁을 지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그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진다.
산티아고 길 위에 내려놓은 고민과 무거운 생각들, 자연에서 마주한 평온함을 일상 속으로 고이 가져와 가족과 이웃과 나누며 늘 기도한다. 평범한 하루에 행복은 슬그머니 말을 걸어 온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그는 청년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포근한 밥 한 끼를 나누고, 말 없는 끄덕임으로 행복의 조각을 함께 빚으며 내일의 길을 그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