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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21세기(2014 여름호)' 출간
‘소설 21세기’ 통권 24호(좋은땅)가 나왔다. ‘소설 21세기’는 울산소설가협회가 연 2회(여름/겨울) 발간하는 소설전문 문예지로 한 지역의 소설가들이 모여 지속적으로 문예지 발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호에는 소설가 이양훈, 박마리, 박기눙, 전혜성, 박종윤(이상 단편), 김웅, 김상종, 조돈만(이하 장편) 등 울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장 주목이 되는 작품은 고려 시대, 명나라에 억눌렸던 억울한 우리 조상들에 대해 역사적 고찰이 풍부한 중편 소설 조돈만의 <말은 언제 오나>가 4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려 그 결말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지역 갈등과 이념 분리를 철저하고 심증 있게 다룬 김상종의 <우리나라> 역시 기대작으로 손꼽힐 만하다.
이 외에도 <太和江은 잠들지 않는다> 4부작 중 제1부 ‘장생포의 달’로 찾아온 김웅의 작품은 당뇨합병증으로 신장병이 악화된 극도의 상황에서 집필하였으며 6.25 이후의 한국민들의 뼈아픈 가난으로 점철된 삶을 가장 한국적으로 기록하여 뒷 이야기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하 단편소설로는 반구대 암각화를 무대로 쓴 문화콘텐츠적 성격이 강한 <반구대로 온 노아>의 경우, 반구대 암각화에 생명을 불어넣어 독자로 하여금 눈앞에 고래와 선사인이 나타나는 생생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박마리의 <전화번호를 지우다>는 고향에 대한 짙은 그리움과 가족에 관한 쓸쓸함을 차분한 어조로 풀어낸다.
여기에 박기눙의 <시간의 춤>은 기억에 관하여 독자들에게 하여금 다시 한 번 단어와 그 뜻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또한 <스위트 홈>으로 찾아온 작가 전혜성은 ‘진정한 집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마트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고객들에게 하는 인사말을 빗대어 반어적으로 표현, 이에 대한 고찰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 박종윤의 <라이카의 별> 역시 기대작이다. 과거 소련의 스푸트닉호를 중심소재로 쓴 수많은 소설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라이카’와 ‘나’, 즉 떠돌이 ‘개’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소설 21세기’ 여름호는 현대 사회에 사라진 ‘의문’ 즉, ‘질문을 하는 법’에 관해 독자들에게 익숙한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독서의 힘을 길러주며 세상을 보는 관점을 한 단계 성숙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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