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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고 눈과 입으로만 단어를 암기하면서 나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현상이 있다. 철자가 정확히 외워질지, 나중에 제대로 적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 것이다. 눈과 입으로만 외워도 단어만 보고 해석을 떠올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이 한 가지 원인이었다. 고교 시절 영어시험에 영작문제가 한 개 정도였고 아주 기초적인 쉬운 단어들로만 출제되어서, 외우는 모든 단어들의 철자를 정확히 쓸 수 있을 수준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원인도 있었다. 손으로 써 본 적이 없는 단어들임에도 불구하고 철자가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기억났다. 궁금해서 나중에 그 이유를 직접 분석해 봤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발음 기호와 단어를 구성하는 알파벳들 상당수가 일대일 대응된다.
한글은 글자를 구성하는 자음과 모음의 발음이 하나씩이다. 즉, 문자가 곧 발음 기호인 덕택에 자음(14개)과 모음(10개)을 배웠으면 소리만 듣고 거의 정확히 글자를 쓸 수 있다. 한 번도 써 보거나 본 적이 없는 낱말도 마찬가지다.
한글만큼은 아니지만 영어도 어느 정도 알파벳 문자와 발음 기호가 일대일로 대응된다. 모음 5개(a, e, i, o, u)의 발음은 다양해도 자음 21개(b, c, d, f…x, y, z)의 소리는 거의 하나씩이다. 물론 모음 하나당 발음이 여러 가지고, 자음도 발음 기호와 알파벳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예외적인 것들이 있다. 그 때문에 한글과 달리 소리에만 근거해 철자를 정확히 암기하거나 회상해 내는 데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쓰지 않고 눈과 입으로만 암기할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는 충분하다.
둘째, 눈으로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철자가 외워진다.
영어 단어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그림과 다르지만 눈으로 반복해서 보면 모양이 어느 정도 기억된다. 해석 및 발음과도 동시에 연결해서 외우기 때문에 무의미한 기호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특히 해석과 함께 암기하는 과정에서 단어가 의미 있는 대상으로 인식된다.
셋째, 테드식 단어 암기법의 효과 때문이다.
2장(01단원)에서 자세히 정리하겠지만, 손으로 쓰는 방식 위주로 단어를 암기하면 집중 유지가 힘들고 뇌 자극도 약하다. 반면 테드식 단어 암기법은 외우는 동안 집중력을 유지시켜 주고 뇌도 강하게 자극한다. 암기 상태는 집중력과 뇌 자극의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
테드식 단어 암기법은 고속 암기, 순환 반복 암기, 입 근육 사용, 간이 평가 등을 적용해 손으로 쓰지 않고도 기억이 잘되도록 이끈다. 뭔가 부족함을 느껴서 직접 손으로 써 보겠다면 눈과 입으로 1차 암기 후 보완하면 된다. 영어 단어만 보고 해석을 떠올릴 수준으로 암기가 된 상태에서의 철자 학습은 너무 쉽다. 반면 쓰는 방식 위주로 하면 단어 암기 자체가 힘들다.
넷째, 알파벳에 어느 정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현재 영어 교육 환경의 특성상, 중학교 1학년 과정을 마쳤으면 영어 단어를 잘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보고 읽는 것은 일반적으로 가능하다. 발음의 정확성을 너무 의식하지 않으면 대충이라도 읽을 수 있다. 쉬운 단어들도 최소한 몇백 개는 이미 외운 상태이므로 읽는 요령도 나름대로 일정 수준 갖추게 된다. 발음 기호를 배웠으면 발음 기호만 보고도 처음 보는 단어들을 꽤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발음 기호와 단어를 함께 보며 읽는다. 그러다가 읽는 것이 좀 편해지면 영어 단어만 보고 읽는다. 기초가 부족한 경우도 1~2일 정도만 열심히 하면, 철자와 발음 간의 일정한 규칙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면서 읽는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고속 암기할 준비가 된 것이다. 철자와 발음의 관계에 대한 감각을 빨리 갖추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단어들을 단기간에 몰아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