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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author
《죽음, 그 달콤한 유혹과의 결별》의 저자 안현선과의 만남
2019년 11월

1. 《죽음, 그 달콤한 유혹과의 결별》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먼저는, 저와 같은 자살 사별자들이 제 일기나 글을 통해서 같은 아픔을 공감하고 그렇게 위로받으며 삶이 나아질 수 있기를 바랐어요. 저보다 시행착오를 덜 겪으며 덜 고통받기를, 제가 겪었던 것보다는 덜 아프게 지나기를 바랐습니다.
또 유가족들을 대하고 상담하는 이들, 연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로 쓰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 깊은 우울에 시달리는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주변을 돌아본다면, 가족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게 될지 알게 된다면, 그 마음 돌이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담아 봤습니다.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살 유가족이면서 동시에 자살 시도자이고 또 자살 유가족을 돕는 일을 한 사람으로서의 경험은, 그것이 비록 고되고 슬픈 것일지라도, 좋게 쓰일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살률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보이고요. 어쩌면 한국 사회에 이런 작은 시도들이 필요하지 않을까도 여겼습니다.

저는 ‘생각의 힘’을 믿는 편이에요. 책은 생각들이 정리된 것이죠. 책에 제 생각들이 선용되기를 바랍니다.


2.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경험일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살의 ‘유혹’을 겪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저자님께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 책에서는 비자살 유가족, 예를 들면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언급은 사실 없다시피 한데요. 그럼에도 누군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또 당연하게도 ‘자살을 하면 안 되겠다’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해요.
많은 경우, 자신이 세상을 떠나는 게 주변이나 세상에, 심지어 가족에게도 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낫겠다고 크게 잘못 생각하고 오해하는 경향들을 실제 보이는데요. 남겨질 가족이 얼마큼, 끝 간 데 없이 고통스러워하게 될지 알게 된다면, 그런 생각들이 수정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혹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여깁니다.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견디기 힘든 상황이나 환경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겠죠. 자신도 모르는 이유로 깊은 우울이, 그림자가 다가올 수도 있고요. 만약에 제 앞에 자살을 원하는 이가 있다면, 우선 말없이 들어드릴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마음만은 다해서요. 곁에 함께하고, 자리를 지켜 주는 게 참 소중하지 않나 싶어요.

해 주고 싶은 말은, 처한 조건이나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상황 자체가 힘든 만큼 조심스럽지만, 살면 또 살아지고 자신이 생각지 못하는 삶의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것, 삶을 예단하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는 것, 자신의 삶마저도. 이 정도.
아니면, 무릎 꿇고라도 바짓가랑이를 붙들어 매서라도 부탁하고 싶을 것 같아요. 견뎌 달라고, 살아 달라고.

 

3. 이 책을 출판되면 가장 먼저 선물하고 싶은 대상은 누구인가요?

정혜영 선생님, 윤승욱 정신과 선생님께 먼저 드리고 싶어요. 글을 돌보아 주신 정혜영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두 분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아마 이 책은 5년, 10년 뒤로 미뤄졌을지도 몰라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고요.

실제, 일기를 정리하고 글을 쓰는 시간보다 책으로 내야 할지 고민하는 기간이 훨씬 더 길었어요. 일기를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거부감도 저를 괴롭혔고요. 또 제 아픔의 시간, 제가 만났던 유가족들의 얼굴과 고통의 시간들을 돌아봐야 하는 작업이어서 우울감을 떨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중간에 여러 번 작업을 중단하고 미루기도 했고요.

다시 생각해 봐도, 두 분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정혜영 선생님, 윤승욱 선생님이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요.


4. 어떤 독자가 이 책을 읽었을 때, 크게 공감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세요.
아무래도 자살 유가족이 가장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겠죠. 저의 얘기이지만,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자살 사별자를 1차 대상으로 삼고 쓰기도 했고요.

초고 회람을 돌리는 중에 확인하기도 했지만, 자살 유가족은 일기에 그리고 상담 관련자들은 에세이 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 같아요. 제가 의도한 바이기도 했고요. 반면에 비자살 유가족분들도 제 일기에 많은 공감을 표해 주셨어요. 이것은 제가 생각지 못했던 바여서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정도로요. 아마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은 다들 비슷한 면을, 어려움을, 공간들을 갖고 있지 않나 짐작해 봅니다.

유가족 자조 모임이 끝날 때면, 자주 드리던 말이 있었어요. “모임 마치고 돌아가시면 힘드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빨간약을 바르면 쓰리고 아프지만 상처가 낫게 되듯이, 오늘 모임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고 마무리 짓곤 했어요.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고,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또 함께 눈물짓고 하는 가운데 묵혀 뒀던 자신의 상처가 올라와 아프게 되죠. 제 일기와 글을 읽을 독자분들도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책을 ‘빨간약’처럼 여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아픔도, 공감하며 읽으실 분들의 마음의 아픔도 부디 값지기를 빕니다.

 

5.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기를 2016년까지만 공개하고 최근 2~3년 치 분량을 뺐던 데에는 제가 그 이후로 유가족의 고통과 조금 멀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또는 근래의 제 모습은 보여 주지 않고 가리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어요. 가명으로 책을 내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이런저런 모습들, 계획들을 밝히긴 어려울 것 같아요.

유가족을 돕는 일을 했을 때처럼 마음만은 다할 수 있는 일들, 스스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일들 하며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 부모님과 저 자신에 더 충실한 삶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스치네요. 어제보다 나은 제가 되길 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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