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인터뷰

‘바람벽에 쓴 시’의 저자 이영현과의 만남

2020.12.18

1. 바람벽에 쓴 시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이 책의 주인공 양달사는 조선왕조실록(명종실록) 1555122일 기록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당시 기록에는 공이 있는 양달사는 어디로 갔나하고 당시 논공행상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시가 장흥부 바람벽에 붙어 있었다는 기록만 나와 있으나, 200여년 후에 나온 여지도서나 호남절의록 등에는 을묘왜변 당시 파죽지세로 올라오는 왜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조정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양달사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왜구를 물리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1847년에 조정에서 양달사는 좌승지로, 그의 형 양달수는 사헌부 지평으로 추증하였고, 1971년부터 1975년까지 김기회, 김연수 군수뿐만 아니라 당시 전라도지사까지 나서서 순국비와 전적비 등을 세우면서 현창사업을 활발히 전개했습니다만, 당시 본 사업을 주도했던 분들이 돌아가시면서 양달사의 이름도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을묘왜변 37년 후에 발생한 임진왜란의 의병장인 곽재우 장군을 조선 최초 의병장이라는 소리를 하고, 우리나라 의병의 날도 그렇게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암사람으로서 조선 최초 의병장을 제대로 알리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조선 최초 의병장은 임진왜란 37년 전인 15555월에 의병을 일으킨 양달사 의병장입니다.

 

2. 준비하는 동안이나 집필 중 힘들었던 점, 혹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당초에는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논문을 집필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당시 을묘왜변에 참전했던 도순찰사 이준경과 전주부윤 이윤경 등의 문집들, 연려실기술과 호남절의록, 여지도서, 우리 지역의 장독샘 전설 등을 토대로 당시의 전투 상황 등을 묘사해서 눈문을 썼습니다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군에서 양달사 현창사업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마련했는데, 관심을 가지는 사학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제 논문에도 관심이 없었구요.

어떻게 할 것인가 수없이 고민을 하다가 제 본업인 소설로 쓰게 되었습니다.

 

3. 비슷한 장르의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만이 가진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역사소설이 많고, 임진왜란을 다룬 소설은 특히 많습니다. 사학자들도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게는 관심이 많구요. 하지만 을묘왜변과 양달사 의병장에 대해서는 소설도 아직까지 나온 게 없고, 사학자들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을묘왜변 직후에 비변사가 상설기구가 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을묘왜변은 임진왜란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사건으로서, 제 소설을 보시면 임진왜란 때 우리 조선이 왜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졌는지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을묘왜변 때 양달사 의병을 적극 지원했던 송천 양응정의 제자나 가족들이 임진왜란 때 호남의병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점을 보면 더욱 관심이 갈 것입니다.

 

4. 저자님의 관심 분야는?

저는 본래 역사소설보다도 농촌 소설에 관심이 많은 농촌 토박이입니다.

도시보다는 우리 선조들의 삶과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사건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요즘 농촌의 빈집문제, 소멸돼 가는 농촌문제, 이주민과 원주민간의 갈등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승원 선생님과 전상국 선생님 덕에 문단에 나왔습니다만, 그분들께서 저를 문단에 내보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불행히도 능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형상화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좀더 그런 쪽으로 매진하고 싶습니다.

 

5.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왜구는 우리 조선의 해안가에 살던 백성들이 대를 이어 시달렸던 가장 끔찍하고 지긋지긋한 원수놈들입니다. 임진왜란 때 쳐들어온 왜구들 이상으로, 어찌 보면 지금도 우리는 왜구와의 전쟁 중에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따라서 을묘왜변 당시 우리 백성들이 대처한 방법을 보시면, 사전 대비가 얼마나 중요하고, 힘을 모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6.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30여 년 만에 본업으로 복귀했습니다. 언제까지,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지도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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