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인터뷰

‘베트남, 체제전환국가에서의 도시개발’의 저자 박지훈과의 만남

2020.11.11

1. 베트남, 체제전환국가에서의 도시개발은 어떻게 기획된 작품인가요?

(박지훈)와 김도년 교수님은 2012년 베트남에서 개최된 도시개발 세미나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현재까지 매년 다낭에서 개최되는 다낭시 인민위원회 및 사회경제개발연구원(DISED)과의 정기적인 도시발전 세미나에 참여하며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이때마다 김도년 교수님께서 베트남과 같은 체제전환국의 도시개발 접근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셨고, 베트남에서 도시개발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제가 반응하게 된 것이 이 책의 시작이라고 해야 되겠습니다.

 

2. 베트남 도시개발의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베트남은 할 일이 많은 나라입니다. 도시화의 측면은 더욱 그러합니다. 경제와 사회는 성장하여 가는데 여러 난제들로 도시화는 더딥니다. 법제도도 문제이지만 기존 도시 인프라가 이를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이런 도시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등급을 정하고 도시를 기준으로 장기 비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두고 있는데 최근의 방향성은 신도시와 부도심의 개발입니다. 도시의 어려운 문제들을 신도시 개발을 통해 우선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스마트도시, 생태도시, 혁신도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3. 앞으로 베트남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먼저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지 알아야 합니다. 베트남은 시장경제를 따르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여전히 사회주의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체제전환국입니다. 그러므로 국가정체에 대한 바른 이해가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그런 정체성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의사결정의 체계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적 의사결정구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외국이 이 구조에 참여하기에는 진입의 장벽이 너무나 높습니다. 이로부터 출발한 이해의 부족이 우리 기업들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개발사업에서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됩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이런 베트남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러한 이해의 기반 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파악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베트남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베트남은 가볍게 이해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만만해 보이기 때문에 서로 사이의 강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잊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베트남을 있게 한 부분을 다룬 책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10,000일의 전쟁(마이클 매클리어 저), 새로 쓴 베트남 역사(유인선 저), 호치민 평전(윌리엄 J. 듀이커 저), 세 권의 책입니다. 저 역시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 이 책들을 통해 특별한 나라,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5. 저자님께서 평소 주의깊게 바라본 국·내외 기업이나 한국인(외국인) 기업가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 기업이나 기업가의 예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안타깝게도 도시개발 분야에 있어서 리딩하는 한국 기업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행착오 가운데 열심히 일하는 한국 기업들이 있습니다만 책에서 밝힌 대로 아직은 성공이나 그를 위한 전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를 말하는데 삼상전자가 많은 기여를 하고는 있으나 도시개발적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국기업으로는 케펠랜드와 캐피탈랜드 같이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루어가는 싱가포르 기업이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 보아야 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도하되 반 걸음씩만 앞서는 그들의 개발기획역량이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6.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베트남은 과거와 미래가 현재라는 시간대에서 섞여 있는 국가입니다. 2007,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베트남은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은 아직 무선인터넷 개념도 없었고 유선인 홈랜, 광랜을 설치하고 있었죠. 그렇다고 베트남이 한국보다 인터넷 인프라가 우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베트남을 이해할 때 현재라는 단면에서 이해하면 오류가 발생합니다. 현재를 만들게 된 배경인 과거와 타국의 지원으로 경험하는 미래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이해하는 구조에 대해 도시철도를 매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그동안 좋았던 한국과 베트남 간의 관계가 갑자기 냉랭해졌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고 흥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큰 오해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보다 균형 잡힌 안목이 필요합니다.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으로 전하는 이야기들을 너무 믿거나 상심하지 마시고 현지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7.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해외에서 살게 되면 자기가 보고 겪은 만큼만 그 나라와 사람들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5년을 체류했든지 15년을 체류했든지 시간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머물렀어도 진짜 베트남을 잘 모르게 되는 거지요. 그러므로 이방인으로서 남의 땅을 빌려 사업하고 살려면 그만한 이해의 노력이 따라야 합니다. 베트남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외국인들이 어떻게 그들을 바라보고 평가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습니다. 제게 베트남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이러한 양측의 이해를 더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책을 발간하는 것도 그런 계획의 연장선상이라고 말씀 드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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