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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르고 태어난 세상은 우주의 님이 빚은 화원.
말문을 뗀 아이는 꽃잎을 깨물고 설익은 열매를 딴다.
그의 이름은 ‘강이 흐르는 큰 땅에 곱고 흠 없이 빛나라’였다.
어느 산간 마을에서 태어나 세상을 알아 가는 한 어린아이의 유년 기행. 어떻게 자랐
고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기쁨과 슬픔과 사랑으로 마음을 키웠는가. 지난날 우리의
공통적 경험과 손에 잡힐 듯한 추억을 일깨우는, 마음이 맑아지는 소설이다. 흙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고유한 얼과 풍습의 면면을 되살핀 작은 역사서이기도 하다. 소설
의 저변을 이루는 향토의 언어와 서정의 정취가 깊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아낙 놉들이 타령을 하며 앉은걸음을 뗄 때마다 골걷이 잡풀은 솎아져 나가고 하얀 참깨꽃이
달콤한 꿀 향기와 함께 엉클 성글 드러났다. 나비와 벌들이 날아와 꽃잎 위에 앉았다 가곤
했다. 오동나무 아래 잠들고 있던 아기가 깨어나면 어미는 쪼르르 달려가 젖을 물리고
아낙네들은 그참에 흥건히 젖은 베적삼 부채질로 잠시 숨을 돌렸다. 왕매미들이 목청을
찢어대는 한여름 들판은 불볕으로 후끈거리고 바람마저 없었다.
? 본문 <밭매기> 중에서
목차
시작에 앞서
메아리
유둣날
덫
밤 굿
해후
이방인
외갓집
맴생이
동심
가을걷이
도깨비
월동
설
밭매기
무지
상전벽해
술 익는 집
황아장수
예배당
양상군자
칡 캐는 아이들
서당
여선생
새내기
복수
원술랑
자전거
쌈줄
관심
벌 사냥
소풍
혁명
부적
산토닌
상처
뿌리
기러기 울어
분녀
가출
이장과 면서기
는들바위
띠줄
귀향
기차를 타다
열매는 밤에도 익는다
봄처녀 시집가고
시작의 치욕
마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