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책을 낸다는 것은 제가 마라톤을 처음 시작할 때의 기분과 똑같았더군요. 어려서부터 나는 달리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더군다나 42.195km를 끝까지 달린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42.195km를 200번을 넘게 완주하고, 이제는 300번 완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바로 나를 달리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언젠가부터는 다른 사람을 위한 달리기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원칙은 아주 단순합니다. 달리면서 1m에 1원씩 적립하여 그 돈으로 남을 돕는 일에 쓰기로 한 것입니다. 건강은 덤이지요. 달리기 힘들어도 꾸준히 달리게 되고 건강을 유지하며 저를 더욱 자신 있게 내세우게 되었습니다. 소아암 어린이 돕기, 조손가정 돕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돕기, 우간다 우물파주기 등 범위가 점차 넓어져가고 있습니다. 이전에 했던 독거노인 도배봉사는 시작에 불과했죠. 게다가 도배봉사 때도 함께 했던 (재)이랜드 재단에서 1+1 프로젝트를 도입해 주셨습니다. 모금액만큼 똑같은 금액을 이랜드 재단에서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1+1 프로젝트는 조손가정 돕기로 시작했는데 결국 아프리카 우간다 우물 파주기에도 적용되어 우물을 두 개나 파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300번 완주를 목표로 전진하면서 꾸준히 1m에 1원씩 적립을 해가고 있는데요. 이번에 책을 출판하면서는 판매 수익금이 생기면 수익금 전액을 아프리카 우물 파주기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책을 출판하는 일도 마라톤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만 치부되어 왔습니다. 처음에 출판사와의 만남부터 제동이 걸렸습니다. 한 중견 출판사의 책임자로부터 ‘유명인사도 아니면서 함부로 출판에 뛰어들지 말라!’는 엄한 충고까지 듣게 되었죠. 그런데 인터넷 곳곳에 ‘책 쓰기 정말 쉽다.’는 표현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린 곳이 좋은땅 출판사였습니다.
처음부터 친절은 기본이고 정성껏 편집을 도와주는 과정이 있었기에 무난히 책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보고 또 봐도 어색한 부분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이리저리 주문하면 곧바로 주문대로 수정해서 보완을 해주니 마치 내비게이션 아가씨가 지시하는 대로 운전하지 않고 제멋대로 운전을 해도 즉각 방향을 다시 잡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출판사 담당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라톤도 시작은 두려웠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니 건강해지기도 했고 나름 골인 후의 쾌감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황홀감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이지 시작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책을 출판하는 일이 시작되고 곧바로 두 번째 책을 준비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와 내 가족이 있기에 무엇을 하든지 즐거움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 같습닏다. 좋은땅 출판사 여러분의 도움으로 또 다시 두 번째 출판의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출간될 책 제목은 ‘김포공항에 배들어오믄 영화구경가자!’로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