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초에 원고를 마무리 했으니 출판하기 까지 근 4개월여가 걸렸다. 그 동안 ‘좋은 땅’ 편집진 여러분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드디어 책이 나오게 되니 큰 짐을 벗은 듯 후련하기도 하다.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일도 힘들지만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글을 쓸 수록 느끼게 된다.
최근 발표된 인구조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90세까지 살 확률은 5%도 안 된다. 100명 중에 다섯 명 정도가 90세까지 겨우 살아남는다는 말인데 나는 행운중의 행운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용기를 내어 그동안 메모해 두었던 이야기를 모아 에세이집으로 펴내게 되었으나 다시 읽어보면 아쉬운 곳이 하나 둘이 아니다.
독자들은 늙은이의 넋두리쯤으로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글의 내용은 독자에 따라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과학자의 자세는 어떤 연구의 결과이든 반박할 수 있어야 하고 현재의 결론도 잠정적이며 새로운 이론이나 결과가 발견되면 언제든지 받아드리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독자들의 좋은 의견과 충고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