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따뜻한 한 권
최명숙의 에세이집 『애인에게 시를 말하다』를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저자가 약한 사람들과 부족한 사람들, 상처 입은 사람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저자가 긍정적이고 포용력 있는 태도로 삶의 기쁨은 물론 삶의 슬픔과 고통까지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학적 성찰의 결과를 시와 서정적인 문체의 산문으로 감동적으로 그려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 최명숙은 하루하루가 추억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독자에게 깨우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즉, 좋은 추억은 살아갈 힘이 되므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이나 사회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기꺼이 돕자고 시와 에세이를 통해 말한다.
저자가 독자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전해 주는 사랑과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는 호소력 있고 설득력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공감의 폭이 넓다. 즉,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채워 주고, 격려해 주고, 밀어 주고, 띄워 주며, 지지해 주고자 한다. 또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통해 그려 내고자 한다. 그래서일까? 최명숙은 시에서 동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행동을 강조하며, 에세이에서도 사랑의 실천과 의지를 강조한다.
최명숙은 또 개인적인 아픔은 물론이고 시대적인 우울한 기억들을 형상화한 시를 제재로 삶이 갖고 있는 어둡고 슬픈 면을 보여 주면서, 삶에 대한 폭넓은 시야와 깊이 있는 안목을 보여 준다. 즉 그림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선 때때로 검은색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성숙하기 위해서는 절망과 슬픔과 고통이 필요하다는 역설을 시와 에세이를 통해 보여 주면서 독자를 위로하고 독자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
최명숙 시인의 『애인에게 시를 말하다』는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쓰였지만,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과 시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의 기본 원리와 기초적인 표현 기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말해 주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