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을 잃어버린 시대에, ‘나’를 찾는 모험
구은송 저자의 세 번째 작품집 《위대한 벌레》가 출간되었다. 《황금정조대》, 《명장》 이후로 이 작품을 쓰기까지 삼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저자는 “이 아름다운 세상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만약 이 세상이 엄마라는 존재가 사라진 로봇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구상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양한 유형의 인간형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들의 속내는 벌레를 통해 낱낱이 폭로된다. 타인과의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저자는 문제 상황의 돌파구로 ‘시’를 택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시를 쓰는 정신을, 가장 약하고 하찮은 존재인 벌레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벌레와 인간은 결국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인간이 벌레이며, 벌레가 곧 인간이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더불어 그것의 소중함조차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 않은가. 벌레의 지난했던 삶을 함께 따라가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어떨까. 따뜻한 온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