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만들기>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이다
우리에겐 장르 만들기 문화라는 게 없다. 장르 만들기에 관해서는 배운 적도 없고, 가르친 적도 없고, 남들이 하는 걸 주변에서 본 적도 없다. 언제나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장르를 수입해다 썼다. 나쁘게 말해서, 우린 늘 하청만 열심히 했다. 좋게 말해서, 우린 남들이 내주는 문제들만 열심히 풀었다.
최근 우리 학자들도 많은 논문을 내고 있다. 그러나 장르 자체를 새로 만드는 일은 거의 없다. 아시는가. 소위 <장르 만들기>는 전적으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이다. 그런 문화 환경이 갖춰진다면,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어느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즉, 우린 그동안 그냥 하지 않아서 못했던 일이다. 해서, 이건 그냥 하면 되는 일이다.
금년에 필자가 만든 작품이 본서에서 소개하는 bSS 장르이다. 간단히 말해서 10개의 규칙을 따르는 일종의 글쓰기 장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문학 장르도 새로운 게 필요하지 않나 그리 생각해서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