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한 인간은 생각을 그치지 않는다.
하루에 54,000가지 생각이 밀물처럼 떠올랐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런 생각들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떠오르는 것이다. 위대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는 ‘내가 생각한다(I think)’가 아니라 ‘그것이 생각한다(It thinks)’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주 일리 있는 말이다.
숙고함이 없이 그냥 떠오르는 이런 생각들은 본질적으로 불건전하며 나를 속이기 쉽다. 이렇게 제멋대로 일어나는 생각을 감독할 줄 모르면 결국 스스로가 만든 감옥 속에 갇히고 만다. 아인슈타인은 두 가지 무한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그 한 가지는 인간의 ‘무한한 어리석음’이다. 이 책이 이에 대한 소박한 주석서(註釋書)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