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갈 거예요? 그녀가 물었다. 바람이 휙, 나를 스쳤다. 막아 낼 길이 없었다. 가요. 같이 가요.
알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우리는 그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잖아요.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이 그 사람들한텐 아닐 수도 있고, 반대로 그 사람들에겐 당연한 것이 우리에겐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괜한 오해도 생길 수 있으니까. 그래서 알려고 하는 거 아닐까요? 상대를 이해하려면 우선 알아야 하니까. 오히려 서로 잘 알지도 못한 채로 다 이해하려고 하는 게 오만일 수 있어요. 아무리 속이 넓은 사람이라도 모르는 사람을 단번에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꼭 정글 속까지 들어갈 필요도 없어요. 지금 당신이라고 나를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럴 리 없죠.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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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곱슬머리 7 나무에도 심장이 있어? 87 파장(罷場) 119 네가 그렇게 특별할 리 없어 153 드림캐처 185 빗속의 고래 261
어릴 때부터 유별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쳐 보려고 하지만 잘 안 된다. 남들처럼 지나온 이력들을 적으려다 말았다. 그래도 평생을 공들여 채워 넣은 것들인데 역시 내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소설을 썼다. 부끄럽지만 이 책은 온전히 내 것들로 채워 넣었다. 책 읽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다들 말하길, 진짜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고들 해서 세상에 맞춰서 살아 봤더니 책 속에 나오는 세상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제는 다시 돌아가 보려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되든 남은 날들이 지나간 날들보다 ‘나’이길 바라고 있다. 그 시작으로 여섯 편의 글을 담은 책을 낸다. 첫술에 배부르겠냐만 쫄딱 망하지만 않았으면 한다. 이름은 최진우. 『곱슬머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