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로 길게 뻗어 나간 선착장에 사내아이와 중년 여인이 서 있었다. “텔레비전 켜 놓고 자지 마. 알았지?” 아이가 당부했다. 여인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겁먹은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았다. 여인은 파란색 보자기로 머리와 귀를 감싸고 목에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핑크색의 예쁜 스카프는 아이가 사다 준 거였다. 머리에 쓴 보자기를 벗어 버리고 대신 이 스카프를 쓰라고 했던 것인데, 여인은 끝내 머리에 쓴 보자기를 벗지 않았다. 아이는 여인이 왜 파란색 보자기만 머리에 쓰고 다니는지 지금도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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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05 / 작가의 말
008 / 섬 아이 019 / 피안의 바다 027 / 우리 섬 037 / 핏줄 044 / 위장취업 056 / 엄마의 편지 061 / 연애편지 072 / 지옥동 084 / 높은 사람 093 / 나는 고발한다 102 / 묘목 111 / 악쓰는 사람 119 / 어머니의 저녁 126 / 가물치 137 / 봉산등 145 / 상패 154 / 고양이 163 / 뱀술 174 / 유서 182 / 실업자의 변명 191 / 고향의 흙 202 / 풍길동 213 / 꿈 221 / 흉터 232 / 길집 사람들
저자 박운익 1955년 전남 출생 여러 공장에 다니다 수년 간 어선을 탔고 하선한 뒤에는 막노동 출간 도서 •시집 《나 홀로 시골살이》 출간 •장편소설 《다시 쓴 일기》 출간 •장편소설 《바다 아리랑》 출간 •장편소설 《자장면으로 맺은 인연》 출간 •짧은 소설 모음집 《그래서 사는 사람들》 출간